한종호 2025. 3. 11. 10:25




어둠을 
더듬어

낮은 데로 흐르는
강물의 재잘거림이

빈속을 깨우는
새벽 산책길

오늘의 법문에
귀를 기울인다

듬성듬성
가로등불 아래

피어오르는 운무가 
가슴을 감싸 안고서

하얗게 내려앉은
발아래 풀숲에는 

곧 사라질 
다이아몬드가 무수히 반짝인다

태양 속으로 사라졌다가
어둠 속에서 다시 태어나는 별처럼

태화강물처럼
그친 적 없는 

새벽 이슬들이
날마다 생사를 넘나들며 

둥글게 울리는
사랑 노래

그 거룩한 침묵 속으로
새벽과 새벽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