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자리> 출간 책 서평

내면의 파열음에서 솟아나는 은혜

한종호 2026. 3. 18. 08:40

요나서는 불순종한 선지자가 물고기 뱃속에 들어갔던 모험담으로만 읽혀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작은 예언서의 중심에는 ‘하나님은 과연 어떠한 분이신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이 철저한 인과응보의 원칙에 따라 악인을 심판하고 의인에게 보상하는 ‘공의로운 분’이기를 기대합니다.

 

하나님의 선지자 요나 역시 그러했습니다. 그에게 정의로운 하나님은 마땅히 잔혹한 원수 니느웨를 불로 심판하셔야 했습니다. 그러나 요나서가 드러내는 하나님은 우리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리십니다. 폭력과 죄악으로 물든 원수의 백성들마저 ‘좌우를 분별하지 못하는 내 자식’으로 여기며 아끼시는 “스캔들 같은 은혜”의 하나님이십니다.

 

 

요나는 자신에게 은혜로 주어진 박넝쿨 그늘은 기꺼이 누리면서도, 정작 그 은혜가 악인들에게 향하는 것 에는 격렬히 분노하며 도리어 하나님의 자비를 고발합니다. 이 본문 앞에서, 타인을 향해서는 날 선 심판을 요구하면서도 자신은 철저히 은혜의 수혜자이기를 바라는 우리 안의 모순된 요나를 발견하고는 섬짓 놀라게 됩니다.

 

조원태 목사의 『요나서가 묻는 질문 17』은 바로 이 지점, 즉 자기 정당성과 신념에 갇힌 인간이 낯설고도 압도적인 하나님의 은혜와 정면으로 충돌할 때 겪는 내면의 파열음을 예리하게 포착해 냅니다.

 

저자는 요나의 이야기를 고아원에서 겪었던 유년 시절의 상처와 생사를 오가던 암 투병의 고통이라는 자신의 실존적 바닥에서 읽어냅니다. “내가 바로 그 요나였다”고 말하는 저자의 정직한 자기 고백은, 우리가 움켜쥔 ‘옳음’이라는 우상이 하나님의 깊은 자비 앞에서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지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증언으로 승화됩니다.

 

이 책이 던지는 열일곱 개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어느새 스스로 지어놓은 편견과 자존심의 초막을 걷어내고 십자가의 은혜 앞에 정직하게 서게 될 것입니다. 저자의 치열한 삶의 흔적이 묻어나는 문장들은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세상과 침묵하시는 듯한 하나님을 향해 원망을 품어본 적 있는 모든 이들에게 깊은 공명과 위로를 선사할 것입니다. 신앙의 여정에서 길을 잃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것만 같은 이들에게 이 책은 실패와 분노의 자리조차 하나님께서 우리를 빚어가시는 은혜의 과정임을 깨닫게 하는 따뜻한 길잡이가 되어줄 것입니다.

 

송민원/더바이블 프로젝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