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두런두런'/'두런두런'
저린 발, 저린 마음의 기도
한종호
2015. 6. 25. 15:03
두런두런(14)
저린 발, 저린 마음의 기도
새벽 예배를 드리고 제단에 올라 무릎을 꿇으면
이내 저려오는 발
온몸의 무게가 발끝으로 모이는데
저린 만큼 마음이 간절해지기라도 하는 양
작은 불빛 아래 기도 카드를 넘긴다
아픔과 눈물 없는 삶이 없어
더듬더듬 교우들을 위해 기도하다 보면
길 잃듯 뚝뚝 끊기는 마음
그나마 같은 심정으로 같은 기도 바칠 수 있는 길이
더는 없는 듯
저린 발 저린 마음
그것밖엔 없다는 듯
한희철/동화작가, 성지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