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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산책2

<럭키 서울>, 그 부푼 꿈을 안고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2) , 그 부푼 꿈을 안고 퀴즈 하나. 다음의 가사는 어느 노래에 나오는 것일까? 타이프 소리로 해가 저무는 빌딩가에서도 웃음이 솟네. 오늘날 우리가 키보드라고 부르는 자판의 원조는 타이프 라이터였다. 일제 식민지 시대가 끝나고 해방이 되자, 미군정의 영향 아래 영어 타이피스트 수요가 늘면서 곳곳에서 타자학원이 생겨난다. 타이피스트는 당대 최첨단 직종이었다. 1948년, 현인이 부른 은 “서울의 거리는 태양의 거리. 태양의 거리에는 희망이 솟네”라고 시작한다. 그 다음 이어지는 구절이 바로 퀴즈의 대목이었다. 일제 식민지와는 결별하고 미제(美製)인 “메이드 인 유에스에이(Made in USA) 근대화”에 대한 기대가 가득 담긴 노래였다. 그래서 제목도 “럭키(lucky) 서울”이라.. 2015. 1. 8.
국제중앙다방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1) 국제중앙다방 “이 다방 이름 정말 좋지요?” “네.” 여자는 수줍게 손으로 입을 가리며, 대답한다. 학송은 그녀의 웃는 모습이 마음에 쏙 드는 모양이다. 오늘로 겨우 세 번째 만나는 이 여성에게 벌써 프로포즈를 할 요량이었다. 하지만 사실 어떻게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아직은 서투르기만 하다. 두 사람이 맞장구치듯이 좋다고 한 다방 이름은 “국제중앙다방”이다. 이 대목은 이제 갓 40대인 박동훈 감독이 2010년에 만들었던, 의 한 장면이다. 이 영화는 박 감독의 2005년 작품인 라는 제목의 20분짜리 독립영화 확대판으로, 일제부터 3대에 걸친 가족사와 우리 역사가 서로 만나는 이야기다. 영화 속의 이 장면이 담고 있는 시기는 1960년대 초반에서 중반이었는데, 당시 한국에서 .. 2015.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