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167)
분노할래요
분노할래요
모르는 아이의 작은 소리에도
욕심부릴래요
어진 어른의 큰 가르침에도
땅에 닿으려는
옷자락의 끝을 추스르듯
제 모든 의식을 추스려서
이 모든 분노와 욕심도
오롯이 진리 속이라면
쓸모가 있을 테니까요
사랑하지 않을래요
제 가족의 정다운 사랑에도
믿지 않을래요
제 자신의 확고한 믿음에도
입가에 묻은
한 방울의 물기를 닦듯이
제 모든 마음을 닦아서
이 모든 사랑과 믿음도
오롯이 진리 속이 아니라면
쓸모가 없을 테니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