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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할래요

by 한종호 2020. 6. 17.

신동숙의 글밭(167)


분노할래요




분노할래요

모르는 아이의 작은 소리에도


욕심부릴래요

어진 어른의 큰 가르침에도


땅에 닿으려는 

옷자락의 끝을 추스르듯

제 모든 의식을 추스려서


이 모든 분노와 욕심도 

오롯이 진리 속이라면

쓸모가 있을 테니까요


사랑하지 않을래요

제 가족의 정다운 사랑에도


믿지 않을래요

제 자신의 확고한 믿음에도


입가에 묻은

한 방울의 물기를 닦듯이

제 모든 마음을 닦아서


이 모든 사랑과 믿음도

오롯이 진리 속이 아니라면

쓸모가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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