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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선의 시편묵상18

저 자신에게 낙심하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시편 7편 8, 9절 야훼여, 바른 판결을 내려주소서. 사람의 마음속, 뱃속을 헤쳐보시는 공정하신 하느님(《공동번역》) 但願睿哲主 鑑察我忠義(단원예절추 감찰아충의) 按照爾公平 報答我純粹(안조이공평 보답아순수) 꿰뚫어보시는 주님 제 진실함을 보소서 당신 공평 비추시어 제 결백함 알아주소서(《시편사색》, 오경웅) 시인의 기도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간절히 바른 판결을 원할 만큼 제 속마음이 깨끗하다고 감히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어리석고 제 깜냥을 헤아리지 못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꿰뚫어보시는 분 앞에서 감히 진실함을 주장할 만큼 뻔뻔하지는 못합니다. 늘 그렇듯 우리의 신앙은 이렇게 어정쩡한 자세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주님, 그럼에도 당신 앞에서 머무는 은총을 허락.. 2021. 6. 14.
하느님! 아무려면 제가 이런 짓을 했으리이까? 시편 7편 3절 야훼, 나의 하느님! 아무려면 제가 이런 짓을 했으리이까?(《공동번역》) 容我一申辯(용아일신변) 주님 저 자신을 변호하도록 허락하소서〔주님 제발 제 말 좀 들어주십시오〕 (《시편사색》, 오경웅) 어려움에 처했을 때 겪는 이유만 알아도 그 고통이 반감되는 걸 경험합니다. 왜 지금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를 알면 비록 그것이 합리적이지 않다 하더라도 조금은 견딜 힘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기꺼이는 아니더라도 피하지 않고 마음을 가다듬어 쉬 꺽이지 않을 결심을 다지기도 하지요. 만약 어려움이 자신의 허물로 인한 것이라면 책임지는 자세를 통해 도리어 자신의 그릇을 더 넓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맹자(孟子)의 언명이 오래도록 고난을 겪는 이들에게 용기를 불어주었겠지요. “하늘이 장차 큰일을 어떤.. 2021. 6. 11.
어우러지는 춤 시편 6편 8, 9절 여호와께서 내 간구를 들으셨음이여 내 기도를 받으시리로다(《공동번역》) 我泣主已聞 我求主已聽(아읍주이문 아구주이정) 有禱必見納 有感豈無應(유도필견납 유감기무웅) 이내 울음소리 이미 들으셨고 이내 간구 애저녁에 받으셨으니 님께 바친 기도 어찌 아니 받으시고 응답하지 않으시랴(《시편사색》, 오경웅) 인생이 드리는 눈물의 호소와 하느님의 들으심 사이의 간격은 얼마나 될까요? 간구하는 처연함과 긍휼한 귀기울이심 사이의 거리는 얼마나 될까요? 인생이 시간의 바늘 위에 섰는지라 간구와 응답 그 사이에 간격이 있는 것처럼 말할 수 밖에 없지만, 시간을 넘어 계신 하느님의 응답은 그 간격을 넉넉히 허무시지 않을까요? 이내 울음소리 이미 들으셨고 이내 간구 애저녁에 받으셨다고 시인은 고백합니다. 이.. 2021. 5. 20.
당신의 손 내미사 자비 드러내소서 시편 6편 4,5절 여호와여 돌아와 나의 영혼을 건지소서 주의 사랑으로 나를 구원하소서 사망 중에서는 주를 기억하는 일이 없사오니 스올에서 주께 감사할 자 누구리이까?(《공동번역》) 祈主一顧盼 授手昭慈仁(기주일고반 원수소자인) 死域誰念主? 頌聲絶幽冥(사역수념주? 송성절유명) 주님 돌이켜 살펴주소서 당신의 손 내미사 자비 드러내소서 죽음의 땅에서 뉘있어 주님 기억하리이까? 거기서는 도무지 님을 노래할 수 없나이다.(《시편사색》, 오경웅) 우리가 시간에 속한 존재여서일까요? 세월이 갈수록 스스로가 연약해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젊은날 솟구치는 힘과 용기가 있었기에 세상의 그 무엇이든 짊어질 수 있을 것 같고, 모순되는 어떤 것이든 끝내는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열정 가득했었습니다. 이 믿음의 걸음을 .. 2021. 5. 17.
경외의 마음 담아, 오롯한 사랑을 나누며 시편 5편 7절 당신의 크신 사랑만을 믿고 나는 당신 집에 왔사옵니다. 주님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당신의 거룩한 성전을 향하여 엎드립니다.(《공동번역》) 我欲入主室 暢沾主膏澤(아욕입주실 창첨주고택) 爰具敬畏心 朝拜爾聖宅(원구경외심 조배이성택) 나 바라기는 주님집 내실에 들어 풍성한 은택에 넉넉히 젖고 경외의 마음 담아 당신 전에서 예배하는 것이옵니다(《시편사색》, 오경웅) 시인은 주님의 내실(內室)에 들기 원합니다. 당(堂)도 아니고 청(廳)도 아니라 실(室)입니다. 주님과 공적인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만나고자 함(廳)도 아니고, 손님으로 찾아와 격식을 갖추고자 함(堂)도 아닙니다. 시인은 그저 주님과 내밀한 만남을, 있는 모습 그대로 다 보여주고 싶은 만남을 원하고 있습니다. 내실(內室)은 사랑하는 장소.. 2021. 5. 15.
살려달라 애원하는 이 소리 시편 5편 1, 2절 한숨짓는 까닭을 알아주소서 살려달라 애원하는 이 소리 모르는 체 마소서(《공동번역》) 鑑我默默情(감아묵묵정) 聆我哀哀號(영아애애호) 침묵으로 말씀드리는 저를 살피시고 저의 간절한 호소 들어주소서(《시편사색》, 오경웅) 소리에 앞서는 것이 침묵이지요. 누군가의 고백처럼 당신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시기 전에 그 말씀이 침묵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일들을 떠벌리거나 제 사정을 하소연하기 전에 이미 당신이 다 아신다는 것을 기억하며 침묵에 젖어들고 싶습니다. 그 침묵이 입술의 침묵으로만 그치는 것이면 안되겠지요? 입술의 침묵이 몸의 침묵이 되고 몸의 침묵이 삶에서 일어났던 온갖 생각과 감정을 고요해지기까지 좀 더 시간도 들이고 뜸도 들여야겠지요? 그렇게 .. 2021. 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