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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신학자, 설교자들의 육성을 직접 들어본다 여성 신학자, 목회자들의 육성이 담긴 설교집이다. 설교자, 신학자 하면 남성들을 떠올리기 쉬운 현실에서 여성 신학자, 여성 목회자의 설교를 직접 대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 우선 여성 목회자나 신학자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이 아직도 낯설고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현실 풍토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그렇기 때문에 이책의 출간은 의미가 남다르다. 새 시대, 새 설교>에 참여한 이들은 김호경 전 서울장신대 교수, 유연희 스크랜턴 여성리더십센터, 이은선 한국信연구소 소장, 이연승 보스톤대학교 세계기독교와 선교연구소 초빙연구원, 이현주 한신대 종교와 과학 센터 연구교수, 최은경 한신대학교 겸임교수, 최은영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사무총장, 송진순 이화대학 강사, 이은경 감리교신학대학교 연구교수, 조은하/목원대학교 .. 2024. 10. 8.
설교 베끼기, 위선의 깊이만 더해가고 좋은 설교가 널리 알려지고 사람들의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면 그것은 귀중한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설교의 표절이나 복제가 행해지는 것은 하등 이상한 게 아니다. 설교자가 말씀의 증언자이며, 전도자라는 점을 떠올린다면 ‘표절과 복제’라는 것은 어떤 의미로서는 피할 수 없는 일이기조차 하다. 애초부터 우리의 복음은 우리 자신의 창작물이거나 우리 자신의 특허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성서와 그에 얽힌 말씀의 내용을 여기저기서 포착하여 말씀 증언의 구성 요소에 포함시켜야 하고, 그로써 자신의 뜻보다는 하나님의 뜻을 전하는 자이다. 따라서, 표절이나 복제가 이미 있는 것을 따로 따내거나 본떠서 전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이해한다면, 근본에 있어서 설교의 표절과 복제를 문제 삼을 수는 없는 것이다. 도리어,.. 2024. 10. 4.
화엄경은 바흐와 함께 일과 중 한 시간 불교서적 읽기 내 방 책장 고요한 숨을 쉬는 늘 동경하는 보물 같은 벗과 스승들 하늘의 별자리를 바라보듯 진리의 지도를 더듬어 보는, 여기는 일상의 시간이 멈춘  시간 너머의 시간 눈이 가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성철 스님의 산을 몇 고비 넘긴 후 법정 스님의 물을 건너가는 순례길 화엄경 화엄의 바다 "너거 엄마는 책 사는데 밖에 돈 안 쓰제?" 수년 전 내 곁에 선 딸아이가 들었던  보수동 책방 골목에 울리던  범종 소리 십여 권이 넘는 법정 스님의 책값을  부르시는 대로 치른 후 책탑을 품에 안고서 좋아서 감추지 못한 환희용약 탄로 난  나의 본래면목 그런데 무엇에 빗장이 걸려 있었을까 그동안 열지 못한 화엄의 문 오랜 숙제를 일과로 가져온 일 법정 스님의 긴 호흡에 익숙치 않은 이.. 2024. 9. 19.
한 잎의 가을 어김 없이  오늘 해가 뜨고 쉼 없이  지금 바람이 불고 멈춤 없이 낮은 데로 물이 흐르는  이 가을날 무량수 무량광 하늘 하나님을 뚝! 떼어놓고 설명할 만한 게 뭐가 있을까? 여태껏  하나도 찾지 못하였는데 해는 어김이 없고 바람은 쉼이 없고 물은 멈춤이 없어서 없으신 듯 성실하신 하나님 이 가을에도  하늘은 넓고 깊어만 가는데 한 잎의 단풍에  가을이다 2024. 9. 14.
도무지 믿음의 걸음이 뭔지 몰라 갈팡질팡하는 이들에게 좋은 글을 읽는 것은 저자가 걸은 사유의 길을 따라 걷는 것과 같지요.  애쓰며 걸은 걸음, 때로는 어디로 내디뎌야 할지 몰라 머뭇거린 장소들, 어떤 경우에는 비틀거리며 걷느라 깊이 패인 자국들로 다양하지만 뒤따라 걷는 이는 그저 여유로울 수밖에 없지요. 그이의 수고 덕분입니다. 오랜 사유의 흔적들에는 알맞이 이정표들이 있고 넉넉히 쉬며 목축일 수 있는 샘이 적당한 간격으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길 잃을 염려는 없고 세워진 이정표들을 들여다보면 걸음에 담겨진 다짐과 시간의 무게를 뭉근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멈추지 않을 듯 했던 여름이 슬며시 물러나며 가을이 시작되는 때에 마치 저자와 산책하듯  《그대는 한송이 꽃》을 읽으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은 지인들과 대화하거나 편지를 나누며 그때그때 사유를.. 2024. 9. 8.
김기석 읽기에서 배운 가장 큰 미덕 김기석 목사는 숫자에 어두운 저같은 사람이 세기를 포기할 만큼 많은 책을 냈습니다. 만나 잠시 대화를 하거나 쓰신 책을 읽은 덕에 어떤 강박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김기석의 신간이 나오면 얼른 읽어야 한다는 조바심에서 꽤 자유로워졌습니다. 쓰신 책을 다 찾아 읽지 않아도 저자에게 미안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습니다. 다른 책이라면 모를까, 김기석을 읽을 때 저는 더이상 지식이나 정보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물론 새로운 정보로 차고 넘치지만 거기에 현혹되지 않게 된다는 뜻입니다. 김기석의 책을 읽으며 정보와 지식에 마음을 빼앗긴다면 매우 애석한 일입니다. 저는 김기석 읽기에서 아날로그 감성을 회복했습니다. 느리게 가도, 소리가 작아도 그런 불편이 더 좋은 것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김기석 읽.. 2024. 9. 7.
평등한 꽃잎 사과 한 알을 사이좋게 나누려는 손길로 평등하게 나누면 사과는 꽃이 되지 네 잎의 꽃 인의예지 다섯 잎의 꽃 화랑의 세속오계 여섯 잎의 꽃 육바라밀 일곱 잎의 꽃 천지창조 안식일 여덟 잎의 꽃 팔정도와 마태 팔복과  대한민국 팔도에서 살짝 떨군  독도 한 조각까지 중용, 중도, 성령, 양심, 진리, 사랑이라 달리 부르는 평등한 꽃잎 날마다 우리집 밥상에서는 둥근 사과가 동그란 접시 위에서 참되고 바르게 화알짝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지 2024. 9. 7.
삶은 감자가 들려주는 오늘도 고마운 하루를 주시는 흰구름 더불어 푸른 하늘이  푹푹 익어가는 여름날 마트 진열대에 투박한 손글씨로  1키로 2,980원  떨어진 감자값에  순간의 반가움 너머로  한 생각  바람 한 줄기 흙밭에서 떨구던 땀방울 채 마르기도 전에 짠 눈물에 시려 더운 한숨 짓지는 않았을까 산골에 사는 사람  감자 구워 먹고 산다던  윤동주 시인의 한 줄 글에  찌는 가슴으로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온다 감자는 밥도 된다는데 문득 스친 거울 속 내 얼굴에도 삶은 감자 같은 무상심심 미묘한 빛 어릴까 새벽예불과 일과를 다하고 나서던 아침 양팔 활짝 핀 꽃처럼 나를 부르시며 안으로 들어오라시며 반기시던 시봉 스님 한 분에겐 떠나는 순간 한 분에겐 새로 온 순간 삶은 감자 껍질 같은 수행자의 옷자락 그 스침에  없던 내가.. 2024. 9. 3.
씻은 손 씻은 손 합장하여 하나 둘 셋  물방울 떨구어 종이수건에도 닦지 말고 잠시 그대로 두고 물기가 어디로 가는고 없는 듯 있으면 바람이 말려주고 손이 스스로 손을 말린다 닦지 않아도 닦을 게 없다 2024. 5.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