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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관7

시간은 나무처럼 느렸으면 좋겠어 시간은 나무처럼 느렸으면 좋겠어 공포정치가, 무자비한 폭력이, 교묘한 억압과 악마적 술수가 난무하는 시대다. 그렇다고 모두가 거리에 나가 손을 들고 몸을 쓰며 싸울 수는 없다. 그러나 지은이는 숨죽이게 하는 세상에 내 숨을 떳떳하고 고요하게 쉬는 것이 아름다운 저항임을 ‘제 숨’을 포기하지 않을 삶을 선택할 수는 있음을 보여준다. 제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한다면 숨 쉴 자격을 잃는 것이다. 노랫말 곳곳에 자연과 더불어 쉬지 못하는 인간의 숨은 창조의 동산을 떠난 폭력의 숨이며 인간다운 숨을 쉬는 것은, 하늘의 숨을 민감하게 느끼고 무딘 양심을 세밀하게 하며 지구의 수준을 아프게 지켜보며 예언자다운 자세를 가지는 것임을 역설한다. 김기석 목사(청파교회)는 그의 글에 대해 이렇게 덧붙인다. “작고 사소한 것들.. 2015. 10. 28.
나는 내 숨을 쉰다 홍순관의 노래 신학(5) 나는 내 숨을 쉰다 홍순관 글 / 백창우 곡 - 2002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음반수록 - 숨 쉰다 숨을 쉰다 꽃은 꽃 숨을 쉬고 나무는 나무 숨을 쉰다 숨 쉰다 숨을 쉰다 아침은 아침 숨을 쉬고 저녁은 저녁 숨을 쉰다 나는 내 숨을 신다 내 숨을 숨 쉰다 숨을 쉰다 별은 별 숨을 쉬고 해는 해 숨을 쉰다 숨 쉰다 숨을 쉰다 바람은 지나가는 숨을 쉬고 신은 침묵의 숨을 쉰다 나는 내 숨을 쉰다 내 숨을 ‘숨’은 인간에겐 영원한 테마요, 화두입니다. 숨처럼 강하고 고운 것도 없습니다. “나는 누군가에게 강요받으려고 태어난 게 아니다. 나는 내 방식대로 숨 쉴 것이다. 누가 강한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시민 불복종》에 나오는 글입니다. .. 2015. 1. 28.
쌀 한 톨의 무게 홍순관의 노래 신학(4) 쌀 한 톨의 무게 홍순관 글 / 신현정 곡 (2008년 만듦, ‘춤추는 평화’ 음반수록) 쌀 한 톨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내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무게를 잰다 바람과 천둥과 비와 햇살과 외로운 별 빛도 그 안에 스몄네 농부의 새벽도 그 안에 숨었네 나락 한 알 속에 우주가 들었네 버려진 쌀 한 톨 우주의 무게를 쌀 한 톨의 무게를 재어본다 세상의 노래가 그 안에 울리네 쌀 한 톨의 무게는 생명의 무게 쌀 한 톨의 무게는 평화의 무게 쌀 한 톨의 무게는 농부의 무게 쌀 한 톨의 무게는 세월의 무게 쌀 한 톨의 무게는 우주의 무게 이 곡은 처음에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추모음악회에 초청이 되어 쓴 노랫말입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을 추모하는 공연이었으니 마땅히 나올 노랫말입니다. (.. 2015. 1. 21.
“미생(未生)을 위한 철학” 김민웅의 인문학 산책(3) “미생(未生)을 위한 철학” 비정규직의 모멸감과 격차사회의 모순을 드러낸 드라마 은 끝났지만, 현실의 미생은 여전히 미생인 채로 남아 있다. 그러나 그 정도일까? 이 드라마를 패러디한 방송 프로의 이름은 이었다. 아예 육안(肉眼)으로는 보이지도 않는 존재다. 어떤 경우에는 내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느 한 사람에게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 어떤 경우에도 우리는 한 사람이고 한 세상이다. 시인 이문재의 라는 시의 전문이다. 어쩌면 이리도 고마운 시가 있는가. 이 세상 앞에서 그저 한 사람에 불과한 “나”라는 존재가, 어느 한 사람에게는 세상 전부가 될 때가 있다는 깨달음은 누가 뭐래도 뜨거운 사랑이다. 그 “나”는 우리 모두다. 이걸.. 2015. 1. 20.
저 아이 좀 봐 홍순관의 노래 신학(3) 저 아이 좀 봐 홍순관 글 / 백창우 곡 - 2003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나밖에 없지’ 음반수록 - 디디담담 디디담담∼ 저 새들 좀 봐 자유로이 하나님도 볼 수 있겠네 저 흐르는 강을 봐 너무 깊어 하나님도 건널 수 없겠네 저 나무를 봐 빛깔 고운 과일을 태어나게 하네 저 아이 좀 봐 이 세상을 넘어 가네 꽃과 말하며 신神과 말하며 생명을 말하며 쉬운 말 툭툭 던지며 쉽게도 넘어 가네 어지런 세상 참 쉽게도 넘어 가네 디디담담 디디담담∼ “저 강은 너무 깊어 하나님도 건널 수 없겠네!” 어느 날 아빠는 일기를 쓰다 잠든 딸, ‘소리’의 일기를 봅니다. 이 조그만 아이가 시골 목사로 사는 아빠가 힘들게 보인 겁니다. 집 앞에 내(川)가 흐르고 있는데 그걸 보고 강江으로 압니.. 2015. 1. 14.
벽 없이 홍순관의 노래 신학(2) 벽 없이 홍순관 글 / 한경수 곡 (2002년 만듦, ‘나처럼 사는 건’ 음반수록) 자연은 때를 따라 옷을 입네 소녀 같은 나물냄새 초록의 춤과 바람과 태양 흙보다도 더 붉은 산하 봄여름가을겨울 따로 사는 게 아니지 벽 없이 금 없이 오가며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주고 살지 님을 따라 부르는 노래야 겨울은 봄 안에 있고 여름은 가을 안에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은 또 겨울 안에 있습니다. 제 계절을 떠나는 자연은 그래서 살아 있습니다. 치열한 생존으로 세월을 살지만, 조금도 미련 없이 다음 계절에게 모든 것을 내어줍니다. 남김없이 제 것을 내어 주었기에 다음 계절은 살아납니다. 서로에게 생명을 내어주니 또 살아나는 것입니다. 경계가 없으니 생명이 오고갑니다. 죽어야 사는 비논리와 역.. 2015.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