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유인교회4

막차를 타고 오시는 하나님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4) 막차를 타고 오시는 하나님 인생은 오묘한 데가 있다. 아무리 갈증나게 원해도 끝내 얻지 못하는 것도 있고, 감불생심 바라지도 않았는데 뜻밖의 수확을 얻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구하는 것을 얻을 수 없었던 사람의 절망과 원했던 것을 얻어낸 사람의 환희의 중간쯤에서 아직도 원하는 것을 원하는 상태로, 여태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한 상태로 지내는 사람이 더 많다. 이 게임과도 같고, 도박과도 같은 인생의 대회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인생에는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 누가 그 기회를 덥석 움켜잡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말은 참으로 매혹적이고 감질 나는 말이긴 하다. ‘꼭 그렇기만 하다면’하는 공연한 맘이 절로 나질 않겠는가. 그리고는 기대에 부풀어 손가락을 꼽으며 헤아.. 2015. 1. 29.
개그만도 못한 진실 - 친애하는 아우님에게 -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3) 개그만도 못한 진실 -친애하는 아우님에게- 봄밤이 깊었는데 잠을 이루지 못하고 깨어 있어요. 의사는 저에게 자중자애하고 몸을 아껴 큰일에 쓸 에너지를 비축해 두라 하는데, 들을 때는 정말 그런 듯 싶다가도 또 그걸 못하니 참 어리석다는 생각이 듭니다. 된장 담그려고 겨우내 걸어두었던 메주들을 내려놓고 항아리를 몇 개 구입해 깨끗이 소제해 둔지가 벌써 일주일째인데, 날마다 ‘해야지, 해야지’하면서 바라만 보고 있소. 도대체 무엇이 나를 이렇게 무기력하게 하는지, 이것이 아닌데 이것이 아닌데 하는 생각만 나는 게 영 부지런한 삶이 되질 않습니다. 부지런한 삶이랄 게 무어 있겠습니까. 하루 살고 하루 죽는 거지요. 아침이면 일어나 하루를 부지런히 시작하여 딴 생각이 일어나지 않.. 2015. 1. 14.
절망의 산, 그 부박함을 넘어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2) 절망의 산, 그 부박함을 넘어 ‘산이 거기에 있기 때문에 산에 올라가려 한다’는 말이 있다. 2004년부터인가, 세 차례 중고등학생들을 데리고 중국의 신강(新講)지역으로 선교여행을 간 적이 있다. 서안에서 시작하여 란주를 거쳐 우루무치와 투루판, 카쉬가르를 거쳐 중국과 파키스탄의 국경이 접한 타쉬쿠르간이라는 곳까지 해마다 비슷한 코스였다. 하계와 동계 방학 중 학생들을 모집해 실시하는 선교여행(비전 트립, 혹은 단기선교라고도 부른다)이란 대부분 선교사가 파견돼 있는 현지에 가서 봉사를 하거나 주변 지역을 답사하며 현지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가끔 뉴스가 되곤 하는 ‘땅밟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본래 선교적 열정이 풍부한 사람도 못되고 비전 트립이나 땅 밟기 같은 것.. 2015. 1. 7.
경을 치다 천정근의 어디로 가시나이까(1) 경을 치다 ‘경을 친다’는 말은 종을 치듯 정신이 깨지도록 혼쭐을 낸다는 의미가 담긴 상징적 언술로 들리지만 실제 현실을 가리키는 말이다. 경형(黥刑)은 죄인의 이마나 얼굴에 먹줄로 글씨를 새겨 넣는 형벌이다. 종이 위에 매난국죽을 치듯 얼굴에 먹물을 들이기 때문에 ‘친다’고 쓴다. 문신을 새겨 죄인 됨을 공개하는 것은 머리를 베거나 목을 매달거나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형벌 보다는 가벼울지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경형이란 경을 친 다음 그 때부터 형벌의 목적이 발효되는 진정한 상징적 언술이 된다. 이마에 각인된 주홍(검은)글씨는 죄인의 일생을 두고 경을 친 의미를 확인시켜줄 것이다. 나는 왜 이 시점에 꼭 ‘경을 칠 놈’이 아니라 ‘경을 칠 년’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2015. 1.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