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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13

행동하시는 하느님 그리고 믿음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13) 행동하시는 하느님 그리고 믿음 누군가 물었다. 당신은 하느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고 말이다. 그 때 나는 ‘너와 나’라는 문구에서 ‘와’가 하느님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영어로 보면, ‘You and Me(너와 나)’에서 ‘and’ 같은 존재가 하느님으로 정의하고 싶다고 했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사람과 자연 그리고 영원과 순간을 연결해주는 고리로서 하느님이 의미 있다고 답변했다. 철저히 존재론의 입장에 서 있는 이들이 있다. 어떤 개념이 있다는 것은 그것이 존재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는 이들이다. 존재의 유무에 집착하여 자신들이 믿는 대상이 반드시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마련해야 안심이 되는 이들이다. 가치로서 또는 관계성으로서 가 아니라 개체성을.. 2017. 8. 7.
예수가 아름다운 이유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12) 예수가 아름다운 이유 중학생 때 프랑스로 떠났던 알고 지내던 아이가 방학이 되어 찾아왔다. 우리나라에서 너무 말썽을 피운 까닭에 더 이상 받아주는 학교가 없어 할 수 없이 부모가 낯선 땅으로 보내버렸던 아이다. 쫓기듯 떠났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으로 문을 열고 들어와 내게 당당하고 활기차게 인사를 했다. 우리나라에서 지내던 내내 학생들과 학교로부터 제발 곁에서 떠나달라는 요청을 받아왔던 아이였다. 잘 지내냐는 의례적 인사를 건네고 나자 그 아이는 신이 나서 지나간 이야기를 시작했다. 프랑스 가길 잘했다고 너무도 자랑스럽게 이야기를 하기에 도대체 우리나라와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아이는 크게 씩 미소를 짓더니 한마디로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교육은 아이의 .. 2017. 6. 8.
이 땅에 남은 자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11) 이 땅에 남은 자 때때마다 전쟁의 기운을 부추기는 우리나라의 분위기를 견디다 못한 지인은 이 나라를 떠나 안전한 다른 나라로 가겠다고 선언했다. 몇 년을 갖은 노력을 기울이더니 기어이 얼마 전 짤막한 인사말을 남기고 우리나라를 떠났다. 한결 편안해진 그는 괜히 거기 있는 이유 없다며 얼른 자기가 있는 곳으로 오라는 전자메일을 보냈다. 문득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자기 가족은 아무 문제없다며 하얀 이를 온통 드러내며 웃던 오래전 알던 이가 생각났다. 미국에 잠시 공부하러 갔을 때, 작은 아이가 태어나 그 나라 국적을 획득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그 나라 국적을 가진 이들과 그의 부모는 서울의 모 집결지로 모여 안전한 나라로 후송이 된다는 걸 엄청.. 2017. 4. 19.
일생 추위에도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10) 일생 추위에도 봄이 오면 꽃들이 서둘러 핀다. 긴긴 겨울을 지내온 온갖 생명체들에게 생명의 소식을 전하기 위해 꽃들은 잎보다 먼저 피어난다. 미처 물이 오르기도 전에 서둘러 꽃봉오리를 틔우는 꽃나무들의 고운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건, 이른 봄날부터 부단히 그들과 소통해온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특권이다. 추운 겨울을 강직하게 버티어온 이들만이 봄볕의 따스함을 누릴 수 있다. 온상 속에 숨어 겨울을 비켜간 이들이나, 겨울에 굴복하여 제 몸 얼려버린 이들은 봄날의 아름다움에 동참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런지 온상 속에서 자란 꽃들은 향기가 거의 없다. 드러내는 모양이나 색상은 본래와 비슷하게 구현해내지만, 보이지 않는 향기만은 그러하지 못한다. 돈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 2017. 4. 7.
한 가운데 서라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9) 한 가운데 서라 처음 자전거 타는 것을 배울 때, 넘어질까 조심하느라 페달을 세게 밟지 못했다. 신기한 것은 조심하면 할수록 자전거가 자꾸 쓰러진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힘 있게 페달을 밟아 앞으로 나아갈 때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제자리에 멈추는 것은 곧 쓰러지는 일이고, 앞으로 힘차게 나가야 쓰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종종 어떤 일을 맡았을 때, 너무 열심히 하지 말고 게으르게 하지도 말고 중간만 하라는 노련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모든 일에 남보다 너무 앞서 나가도 안 되고 너무 뒤쳐져서도 안 된다고 한다. 신념과 이념에 대해서도 자신은 중도노선이라고 자랑스레 말하는 이들을 본다. 중간의 삶이 가장 안전한 삶이라고 충고한다. 이들이 말하.. 2017. 3. 20.
하나님의 기억 속으로 이정배의 고전 속에서 찾는 지혜(8) 하나님의 기억 속으로 행사를 참여했을 때 간혹 만났던 진기한 장면들이 있다. 행사의 장(長)이 누구이며 좌우에 어떤 지위의 사람들로 위치가 정해지고 순서가 정해졌냐 하는 것으로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이다. 대부분 미리 정해진 서열에 따라 자리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별 탈 없이 행사를 치르지만, 간혹 기존의 관행을 거부하고 자신의 위치를 변경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발생하는 일이다. 따라서 행사를 준비하는 진행 팀이 정작 행사를 어떻게 의미 있게 진행할까 하는 것보다 자리를 잘못 지정하여 혹 지적을 받지나 않을까 하는 것에 온 신경을 집중시키는 모습을 보게 된다. 참석한 유력한 이들이 충분히 대접받는 위치에 자신의 자리가 정해졌으면 좋은 행사였다고 평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 2017.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