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306)
십자가형의 백배가 넘는 고통
- 정인이가 당한 고통은
사진/김동진
백을 잘해줘도 영아를 키우는 엄마는
잘못한 하나가 마음에 걸려 밤새 괴로워하는 사람이다
영아가 놀이매트 위에 앉아서 놀다가 뒤로 쿵
넘어지기만해도 엄마는 간이 떨어져서
말 못하는 어린 것을 한순간도 내려놓지 못하고
만일에 하나가 두려워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이다
5개월 동안 온몸에 뼈가 부러졌다가 붙기를 반복했다
입 속까지 찢어진 살갗에 뜨거운 이유식이 파고들고
아이는 췌장이 찢어지고 뱃속이 터져도 울지 못한다
의사는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라 진단했다
정인이의 고통을 읽는 일이 이렇게 고통스럽다
벽에 붙은 십자가 앞에서 일어난 고문과 살인 행위다
십자가형의 백배가 넘는 고통을
잘나가는 목사와 어린이집 원장의 아들과 딸이
율법의 하나님이라는 이름에게 내렸다
이 땅에서 영아를 키우는 엄마들 가슴에
화형식을 해놓았다
밤새 하얀 눈이 온 땅에 내렸다
하얀 눈이 하얗게 불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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