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은 저녁마다 꼬리잡기를 했습니다.교회 앞마당, 나는 도망가고 아이들은 나를 잡는 겁니다.
승호 종순이 승혜 종숙이 아직 어린 그들의 손을 피하기는 쉽지만 초등학교 4학년에 올라간 종설이는 만만치가 않습니다.뜀도 잘 뛰지만 웬만한 속임 동작에도 속아주질 않습니다. 키 큰 전도사가 어린 꼬마들과 어울려 이리저리 겅중겅중 뛰는 모습은 누가 봐도 우스운 일일 겁니다.
잡힐 듯 도망가는 전도사를 아이들은 숨이 차도록 쫒아 다닙니다. 모두의 얼굴엔 이내 땀이 뱁니다. 가쁜 숨을 몰아쉬며 예배당 계단에 앉아 지는 해를 봅니다. 다시 또 하자 조르는 아이들을 달래 집으로 보냅니다. 집에 가서 해야 할 일을 가르쳐 줍니다.
“제일 먼저 이를 닦고, 이를 닦을 땐 위 아래로, 그렇지 그렇게 말야. 그 다음엔 손을 씻고, 그 다음엔 얼굴, 얼굴을 씻을 땐 목도 벅벅 씻어야 해. 그 다음엔 발을 씻어야 하구. 비누칠 해가지고 발가락 사이를 잘 씻어야 한다구. 알았지?” “네!!!” “자. 그럼, 자기 집을 향하여 앞으로 가!”
더 하자고 조르던 승호와 종순이도 누나 승혜와 언니 종숙이를 따라 집으로 갑니다. 덩그런 예배당 마당엔 저녁나절 함께 뛰며 까르르 쏟아놓은 아이들 웃음이 가득합니다. 일어서려는데 승혜가 뛰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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