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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316

말과 독(毒) 2019. 1. 31.
커다란 것을 기다리는 사람 하루 한 생각(37) 커다란 것을 기다리는 사람 “커다란 것을 기다리는 사람은 작은 것은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습니다.” 마르케스가 쓴 에 나오는 한 구절이다. 지금 내가 기다리고 있는 커다란 것은 무엇일까? 어서 오지 않는다고 내가 힘들어하는 작은 것은 무엇일까? ㅡ한희철 목사 2019. 1. 31.
하루 한 생각(79) 빈 한 글자로 된 우리말을 풀어낸 , 어떤 책인가 싶어 아무렇게나 책장을 펼쳤을 때, 대번 들어온 표제어가 ‘빈’이었다. 단 한 줄, 나머지는 비어 있었다. 비어있는 여백 자체가 ‘빈’을 말하고 있었다. 책에서는 ‘빈’을 이렇게 풀고 있었다. ‘휑하지만 않다면 가장 좋은 상태’ 휑하지만 '않다면'을 빼도 좋을, 빈! -한희철 목사 2019. 1. 31.
동네서점 하루 한 생각(38) 동네서점 처음으로 참석한 정릉2동 복지혐의체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 다들 저녁을 먹으러 간다고 가는 걸 나는 마주보이는 책방을 찾아갔다. 동네 한 구석, 서점이 있는 것이 반가웠다. 몇 번 차를 타고 오가며 보아둔 서점이었다. 동네 끝자락에 자리 잡은 서점,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어둠 속에서도 불이 켜져 있는 서점 안에는 여주인 밖에는 없었다. 인사를 나누고 책 구경을 했다. 마침 낮에 종로서적을 들러 봐둔 책이 있었다. 라는 책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컴퓨터로 검색을 한다. “여기 와서 찾아볼래요?” 책이 있다고는 뜨는데, 어디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책을 찾다가 이라는 책을 보았다. 우리말 중 한 글자로 된 낱말만을 골라 풀이한 책이다. “오늘은.. 2019. 1. 31.
손수 심으신 하루 한 생각(34) 손수 심으신 ‘주님께서 손수 심으신 나무들’ 정릉교회 제단에 걸려 있는 교회 표어이다. 문득 표어를 보며 눈물겨울 때가 있다. 우리가 하찮은 존재라 여겨질 때, 버려진 존재라 생각될 때, 모두에게 잊힌 존재다 싶을 때, 그게 아니라고, 여전히 거룩하신 분의 눈길과 손길이 닿고 있다고 짤막한 한 문장은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희철 목사 2019. 1. 31.
누군가 악보를 읽어 하루 한 생각(35) 누군가 악보를 읽어 ‘페친’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쓴다. SNS에 서툰 내게는 ‘폐를 끼치는 친구’라는 느낌도 있었던, 낯선 말이었다. 우연히 페친이 올린 사진을 보았다. 미국에 사는 분인데, 2015년 일리노이 어느 공원에서 찍은 사진이라 했다. 마른 수초가 호수에 비친 모습이겠다 싶다. 그런데 사진을 보며 대번 수초라 말하는 것은 도무지 도리가 아니다 싶다. 이응로 화백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았을, 자연이 그려낸 추상화다. 놀라운 연주이기도 하다. 시간과 바람을 저보다 잘 표현한 악보가 어디에 있을까. 누군가 마음으로 악보를 읽을 사람이 있어 피아노를 치거나 교향곡으로 연주한다면 세상은 깊은 고요 속에 잠기리라. 사방 눈 내리듯 하늘 평화 임하리라. -한희철 목사 2019.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