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09/073

폭우 속을 걷고 싶은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82) 폭우 속을 걷고 싶은 태풍 링링의 위력이 대단하다. 귀엽다 싶은 이름을 두고 어찌 저리도 당차고 거친 모습을 보여주는지. 하긴, 세상에는 이름과 실제가 다른 것들이 많은 법이니까. 곡식과 과일이 익어가는 이 땅 이 계절, 너무 심하게 할퀴지는 말라고 당부를 하고 싶다. 보통 바람이 아닐 것이라 하여 예배당 입구의 화분도 바람을 덜 타는 곳으로 미리 옮겨두었는데, 때가 되자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바람이 상륙작전을 하는 것 같다. 비의 양은 적지만 불어대는 바람은 실로 대단하여 이런 날카롭고도 묵중한 바람의 소리는 정말이지 오랜만에 듣지 싶다. 동화 ‘소리새’를 쓰며 썼던, 잘 되지 않는 긴 휘파람 소리를 낸다.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떠오르는 시간이 있다. .. 2019. 9. 7.
당구를 통해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83) 당구를 통해 여러 종목의 스포츠를 좋아하고 몇 몇 종목들은 즐기며 살아왔지만, 아직도 젬병인 종목이 있다. 당구다. 갓 대학에 입학했을 무렵, 당구는 젊은이들의 해방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이유 때문에 당구를 피했다. 몇 몇 친구들과 우리라도 그러지 말자고 하며 피했던 것 중의 하나가 당구장 출입이었다. 그런 뒤로도 당구를 접할 일이 없어 당구의 룰도 잘 모르고, 큐대를 어찌 잡는지도 잘 모른다. 한국의 당구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전국에 있는 당구장 수가 2만 2630개(2017년 기준)로 세계에서 가장 많고, 하루 이용자만 160만 명으로 추산이 된단다. 요즘은 당구를 TV로 중계하는 일도 많아져 큰 관심이 없으면서도 지켜볼 때가 있는데, 경기를 하.. 2019. 9. 7.
일등능제천년암(一燈能除千年暗)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80) 일등능제천년암(一燈能除千年暗) 우연한 곳에서 만난 짧은 글 하나, 순간 마음에는 등 하나가 켜지는 것 같았다. 작지만 환한 빛이 마음으로 퍼지는 느낌이었다. 강화도 외포리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반 가량을 가면 아차도가 나온다. 볼음도와 주문도 사이에 있는 손바닥만 한 섬이다. 섬에는 식당은 물론 가게가 하나도 없는데, 가구 수가 30여 호 된다. 그곳에 110년이 된 예배당이 있다. 아차도감리교회다. 처남이 그곳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 다른 욕심 없이 작은 섬에서 이웃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처남 목사가 고맙기도 하고 미덥기도 하다. 아차도를 처음 찾던 날이었다. 사택 거실에 손으로 만든 단순한 스탠드가 있었는데, 뭔가 글이 쓰여 있었다. ‘一燈能除千年暗’이라는 구절이었다... 2019. 9.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