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지 못한 위로

  • 목사님! 힘내세요! ^.^

    내일부터 더 쌀쌀해진다고 합니다. 건강 관리 잘 하세요.!

    이진구 2019.11.07 12:17
  • 고맙습니다,
    늘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한희철 2019.11.08 07:09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306)


생각하지 못한 위로


드물게 뵙고 이따금씩 통화를 하는 한 지인이 있다. 내게는 삶의 스승과 같은 분이다. 지난번 통화를 하다가 잠깐 책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그분이 모르는 책이었다. 누구보다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분, 마틴 슐레스케가 쓴 <가문비나무의 노래>와 <바이올린과 순례자>를 보내드리기로 했다. 

 

통화를 마치고 인터넷으로 책 주문을 하는데, 그만 막히고 말았다. 내가 책을 받아 다시 보내는 것보다는 그분의 주소로 직접 보내드리면 좋겠다 싶었는데, 그런 주문은 안 해 본 일이었다. 별 것 아니었을 텐데도 나는 막히고 말았다. 그만큼 컴퓨터와 친하질 못한 탓이었다. 누군가에게 물어서 다시 해야지 했는데,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 말았다. 




두어 주가 지난 뒤 지인이 전화를 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동안 여행을 다녀왔는데, 와보니 책이 없다는 것이다. 그분이 사는 아파트에서는 택배가 오면 한 곳에 모아두고 각자가 와서 찾아가는데, 혹시 보낸 책이 사라진 것은 아닌가 싶어 조심스럽게 전화를 한 것이었다. 전화를 받으면서야 책을 보내지 못한 일이 떠올랐다.


“죄송해요,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송구한 마음을 전하자 아니라며, 혹시나 싶어 전화를 했는데 하지 말 걸 그랬다며 오히려 미안해하신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재미있었다.

 

“한 목사님도 그럴 때가 있군요. 하긴 환갑이 지나니 그럴 때도 되었어요. 한 목사님도 그러는 걸 보니 적잖이 위로가 되네요.”


위로만 드릴 수는 없어 다시 주문을 했다. 물론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서 말이다. 책을 받으시고 고맙다고 다시 전화를 하셨으니, 때론 망각도 망외의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것이지 싶다.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