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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4

결국은 믿음으로? 답답한 시절이다. 한 줄기 빛과 한 뼘의 위로조차 절실한 시절이다. 세상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고, 새로운 전망은 쉬이 보이지 않는다. 과거와 비교하며 현실을 이야기하기에 젊은 세대는 저 멀리 떨어져 있다. 지난 몇 십년간 우리 세대와 사회가 이룩한 성취들은 다 어디로 갔나? 기나긴 여정 끝에 도달한 곳이 고작 여기란 말인가? 많은 이들의 낙담과 한탄도 이제는 지겹다. 과연 역사에는 어떤 정답이 있는 것인가? 인간의 머리와 가슴으로 쉽게 가늠이 안 된다. 이런 자괴와 혼돈의 시간들 사이로 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나님 나라의 방식은 이렇게 현재의 조건만을 주목할 때 납득이 가지 않고, 받아들이기가 어려운 법입니다. 그러나 현실적 조건에 의존하는 해결이라면 그것은 굳이 하나님 나라의 능력에 의존할 이.. 2024. 4. 22.
더 나은 세상의 실현을 위한 성서 읽기 《하늘은 나를 얻고》 설교집에서 발견되는 김민웅 목사는 최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민주 운동의 기수 김민웅 투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목사로서의 김민웅이 민주화 투쟁의 기수 김민웅이 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온것일까? 그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성서의 말씀을 자신의 양식으로 삼아 성찰하고 묵상하고 기도하면”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응시해 나가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성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더 깊은 뜻을 알게 될 때 ‘우리 인생을 사는 일에 근본이 되는 원칙’을 깨닫게 된 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 이야기를 읽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것을 이전의 흔적은 찾아낼 수 없이 새롭게 만들어 낸” 기적을 볼 수 있고,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이야기를 읽고.. 2024. 4. 15.
성서에 충실한 설교자, 그 말씀을 실존 그리고 역사와 만나게 하다 김민웅 목사님과의 인연은 오래 전 그가 낸 《물 위에 던진 떡》이다. 설교전문 잡지 「그말씀」 편집장으로 일했던 시절, 마감을 하면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 나가 설교와 관련된 신간들을 살펴보곤 했다. 책들을 둘러보던 중 《물 위에 던진 떡》이 눈에 들어왔다. 신학서적을 내는 곳이지 설교집은 내지 않는 한국신학연구소의 출판물이라 우선 눈이 갔다.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펼쳐 들고는 놀라웠다. 전혀 다른 성서읽기와 해석의 보고(寶庫)였다. 그의 설교를 직접 들으면 그 역동적인 말씀의 선포는 더욱 강렬하게 가슴에 새겨진다. 그걸 직접 듣지 못해 아쉬워하고만 있을 일은 아니다. 글로 기록된 내용은 그 감동을 최대한 담아내고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하늘은 나를 얻고》, 이 책의 원본이 되는 《사랑.. 2024. 4. 5.
누군가의 가슴에 사랑의 불씨가 되기를 김민웅 목사하면 박람강기(博覽强記)라는 말이 떠오른다. 어떤 주제가 나오든 그는 마치 오랫동안 그 주제를 천착해 온 것처럼 거침없이 말한다. 허풍이 아니다. 그의 사유는 깊고 넓다. 학자이면서도 광장을 떠나지 못하는 그는 달변가이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그의 언어는 섬세하다. 그는 사람들을 깊은 인식의 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강의를 하고, 연극을 하고, 노래를 부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선포자이다. 뉴저지주에 위치한 길벗 교회의 담임자로 살면서 선포했던 설교를 묶은 이 책은 그의 삶을 관통하는 밑절미가 하나님에 대한 열정임을 보여준다. 그는 언제나 우리가 처한 삶의 현장에 눈길을 준다. 절망과 어둠의 무게에 짓눌린 이들의 삶의 자리를 외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땅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를 차마 외면하지 못하셨.. 2024.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