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5/011 박꽃과 다석(多夕) 신동숙의 글밭(141) 박꽃과 다석(多夕) 강변에 유채꽃이 피는 무렵, 올해는 마당에 박모종 셋을 띄엄띄엄 심었습니다. 지난해 돌담 아래에 심은 박모종 둘은 그 뿌리가 녹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심지도 않았는데 씨앗으로 번진 꽈리와 깻잎이 보다 더 웃자라면서 박모종이 녹아버리는 바람에, 지난해에는 박꽃을 볼 수 없었던 것입니다. 딸의 안타까운 얘기를 곁에서 들어오시던 친정엄마가 장날에 부지런히 박모종을 구해다 심으신 것입니다. 쓸쓸함이 속으로부터 밀물처럼 이는 저녁답이면, 순하고 하얀 박꽃만한 다정한 벗도 없습니다. 저녁밥 지을 무렵이면, 하루도 어김없이 꽃을 피우는 박꽃의 우정은 신실함입니다. 박모종 둘을 나란히 심어 놓으면 어느 하나의 줄기가 굵어지고 실해지면서 돌담 위로 번져갑니다. 돌담 위로 번져가.. 2020. 5.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