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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92

승학이 엄마 한희철 얘기마을(148) 승학이 엄마 교회 바로 앞에 방앗간이 있습니다. 단강이 얼마나 조용한 동네인지를 가르쳐주는 것이 방앗간입니다. 평소엔 몰랐던 단강의 고요함을 방아 찧다 멈춘 방앗간이 가르쳐줍니다. 방아를 멈추는 순간 동굴 속 어둠 같은 고요가 시작됩니다. 익숙해진 덕에 많이는 무감해졌지만 그래도 방아 찧는 소리가 요란한 건 사실입니다. 얼마 전 승학이 엄마를 만났더니 미안하다고 합니다. 미안한 일이 없을 텐데 뭐가 미안할까 싶어 물으니, 이틀 전인 주일날 예배시간에 방아를 찧었다는 것입니다. 가능한 피하려고 했는데 손님의 다급한 청에 어쩔 수가 없었다고 했습니다. 전혀 몰랐던 일입니다. 이야기한 지난 주일만 해도 별 불편함 없이, 아니 아무런 불편함 없이 예배를 드렸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 2020. 11. 19.
하늘 그릇 신동숙의 글밭(279) 하늘 그릇 그릇에 담긴 물을 비우자마자얼른 들어차는 하늘처럼 나를 채우려는 이 공허감과 무력감은얼른 들어차려는 하늘의 숨인가요? 나를 비우고 덜어낸 모자람과 패인 상처와 어둔 골짜기마다 하늘로 채우기를 원합니다.나의 몸은 하늘 그릇입니다. 더 가지려는 한 마음이 나의 모자람인 줄 하늘에 비추어 알게 하시고 남을 헐뜯으려는 한 마음이 나의 패인 상처인 줄 하늘에 비추어 알게 하시고 높이 오르려는 한 마음이 나의 어둔 골짜기인 줄 하늘에 비추어 알게 하소서. 그리하여 나를 채우려는 이 없음이없는 듯 계시는 하느님인 줄 스스로 알게 하소서. 나의 몸은 하늘을 담는 하늘 그릇입니다. 2020. 11.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