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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02

겨릿소 한희철의 얘기마을(169) 겨릿소 내게 오라. 내가 네 겨릿소가 되어주마. 내가 네 곁에서 너와 함께 밭을 갈겠다. -마태복음 11장 28-30절 얼마 전 예배당로 들어서는 출입문 유리에 글을 써서 붙였다. 성경말씀을 자기 생각이나 형편에 따라 바꿔 읽는 것은 위험하기도 하겠지만 한편은 유익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겨릿소’란 소로 밭을 갈 때 두 마리 소를 함께 부르는 것을 말한다. 보통은 한 마리 소가 갈지만 때와 곳에 따라서는 겨릿소를 부리기도 한다. ‘내게 와서 쉬며 내 멍에를 매라’(마 11:28-30)는 주님의 말씀을 우리 농촌 형편에 맞게 바꿔 보았다. 내가 비록 힘이 약하고 힘이 달려도 내 겨릿소인 안소가 든든하다면 그건 얼마나 큰 힘일까, 주님이 내 곁에서 내 안소가 되어 나와 함께 밭을.. 2020. 12. 10.
법원이 있는 마을 신동숙의 글밭(289) 법원이 있는 마을 - 검찰 개혁이 자리 바꿈만이 아니길 - 내가 태어나서 자란 고향인 부산의 대신동을 두고 어른들은 교육 마을이라고 불렀다. 구덕산 자락 아래로 초·중·고 여러 학교들과 대학교가 있고, 미술·입시 학원들이 밀집해 있던 마을, 소문으로만 듣던 술주정꾼이나 깡패들이 잘 보이지 않던 건전한 동네로 추억한다. 산복도로가 가로지르던 빽빽한 산비탈 마을에는 6·25 피난민 시절에 지어진 판잣집도 간혹 보였으나, 그와는 대조적으로 큰 도로를 중심으로 번번한 평지에는 돌담이 높아 내부가 보이지 않는 양옥 저택들이 잘 자른 두부처럼 반듯하게 줄지어 들어선 동네, 인적이 드문 넓다란 골목길을 지나가는 바가지 머리의 꼬마한테도 반갑게 손을 내밀어 흔들어 주는 건 언제나 하늘 아래 푸른.. 2020. 12.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