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131 은희 할머니 한희철의 얘기마을(202) 은희 할머니 이애경 그림 은희 할머니가 쌀을 가지고 오셨다. 제법 큰 양동이 가득 하얀 쌀을 머리에 이고 오셨다. 새로 방아를 찧었다며 쌀을 가져오신 것이다. 교인이 아니면서도 그렇게 꼬박꼬박 당신의 정성을 전하시는 할머니. 마루에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연극을 연출하는 이가 고생 고생하는 역을 할머니에게 맡긴 듯, 그런 모진 역을 내 역이다 한평생의 삶으로 맡아 오신 할머니의 생. 할머니의 주름과 백발 위엔 말로 못할 삶의 무게와 엄숙함이 무겁게 배어 있었다. “나 죽는 건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어린 것들 나 죽으면 으뜩하나, 그게 걱정이지요.” 어린 손녀들이 빨리빨리 커야 할 텐데, 어려서부터라도 제 앞가림을 잘해야 할 텐데, 그들을 위해서라고.. 2021. 1.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