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두 마리



안갑순 속장님이 몸져누워 있다는 소식을 듣고 끝정자로 내려갔습니다. 아직껏 가슴이 뛴다는 속장님 얼굴은 많이 수척해 있었습니다. 


강아지 두 마리가 죽었기 때문입니다. 그깟 강아지 두 마리에 웬 수선이냐 할진 몰라도 얘길 들으니 그럴 만도 했습니다. 


일 년 내내 번 돈을 아껴서 집사님 내외분은 강아지 두 마리를 샀습니다. 쉽게는 구할 수 없는, 사람 주먹보다도 작은 귀한 강아지였습니다. 인형같이 생긴 강아지 두 마리를 방안에 키우며 며칠 동안은 고놈들 귀여운 맛에 하루해가 짧았습니다. 들인 거금이 아깝지 않을 만큼 강아지들은 귀여움 투성이였습니다. 자식 없이 살아가는 노년의 외로움을 그렇게 이겨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사고가 나던 날, 마침 겨울 볕이 따뜻하기에 강아지 먹일 우유를 데우는 동안 잠간 마당에 내어 놓았던 것인데, 우유를 데워 마당으로 나오니 아뿔싸, 강아지 두 마리가 마당에 나동그라져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잠깐 사이에 집에서 키우던 덩치 큰 도사견이 그동안 뺏긴 관심에 앙갚음이라도 하려는 듯 그 쪼그만 강아지 두 마리를 물어 젖혔던 것입니다. 


엉엉 속장님이 대성통곡을 하며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도사견은 실컷 아저씨께 두들겨 맞았고, 강아지 두 마리는 뒷동산 양지쪽에 곱게 묻혔지만, 집사님 마음은 쉬 안정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잠깐 예배를 드리며 자꾸 마음이 찔렸습니다. 강아지를 잃고 속장님은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하고, 몸져눕고 말았는데, 강아지 두 마리에 그랬는데, 그에 비해 난 너무도 쉬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낙심한 교우 두고 몸져눕기는커녕 눈물 없었던 내가, 너무 쉽게 보였던 것입니다.

-<얘기마을> 199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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