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91 할머니와 함께 탄 버스 “그래두 지난해 봄부터 가을까정 품도 팔구 해서 쪼끔씩 쪼끔씩 뫄 둔 게 있었어유. 그래두 그게 몇 만원은 돼 두 늙은이 이럭저럭 썼지유.” 버스정류장에서 한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부론 지나 흥호리에 살고 계신 할머니였는데 친척 되는 분 생일이라 잠시 다녀가는 길이었습니다. 할머니께 들으니 올해 72세 되신 할아버지는 앓아 누우셨습니다. 그렇게 건강할 수가 없었던 할아버지가 웬일인지 2년 전부터 시름시름 앓더니 이젠 아예 누워 바깥출입조차 못하시고 계십니다. “그냥 저냥 지내다 살문 살구 죽으문 죽구 하는 거지 뭐, 별 수 있나유. 돈이나 있으문 냉큼 병원으로 모셔서 되나 안 되나 치료나 받았으믄 딱 좋겠구먼.” 그저 두툼할 뿐인, 제법 낡은 털 스웨터. 듣는 얘기 탓인지 할머니가 더욱 추워 보입니다. .. 2021. 11.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