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두런두런(3)

 

이 땅 이 시대가 피워 올리는 눈물의 봉화

 

 

언젠가 저 남쪽 끝에 있는 교회를 찾아가 말씀을 나눈 일이 있습니다.

잘 아는 후배가 섬기고 있던 교회였지요.

점심을 먹고 쉬는 시간 후배와 길을 나섰습니다.

답답하고 힘들 때 자신이 찾는 곳을 보여주고 싶다 했습니다.

바다와 섬이 그림처럼 어울리는 아름다운 풍광이 한 눈에 들어오는 언덕이었습니다.

감탄이 절로 나왔지요.

하지만 후배가 찾는 곳은 빼어난 조망대가 아니었습니다.

언덕 위엔 돌을 쌓아 만든 봉화대가 있었습니다.

위험한 일이 생기면 불을 피워 다급한 상황을 알리는 봉화대였습니다.

마음 답답하고 힘들 땐 그 봉화대 위에 올라 무릎을 꿇는다는 것이었습니다.

봉화를 피워 올리듯 드리는 기도,

세상에 그만한 기도가 어디 흔할까 눈시울이 뜨거웠습니다.

그 때 그 시간 떠올랐던 것은 이 엄동설한 굴뚝 위로 올라간 사람들 때문입니다.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70미터 굴뚝에 올라 여기도 사람 있다 외치고 있습니다.

칼바람 에는 까마득한 꼭대기, 거기야 말로 하늘로 향하는 봉화대네요.

이 땅 이 시대가 피워 올리는 눈물의 봉화입니다.

모든 기도 들으시는 주님, 봉화대 위에서 드리는 기도 더욱 들으소서.

 

한희철/동화작가, 성지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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