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김영봉의 '성서 묵상, 영성의 길'

“잿더미 위에 앉으라”

by 한종호 2015. 2. 10.

김영봉의 성서 묵상, 영성의 길(1)

잿더미 위에 앉으라”

 

욥이 주님께 대답하였다. 주님께서는 못하시는 일이 없으시다는 것을,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주님의 계획은 어김없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저는 깨달았습니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히 주님의 뜻을 흐려 놓으려 한 자가 바로 저입니다. 깨닫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을 하였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너무나 신기한 일들이었습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들어라. 내가 말하겠다. 내가 물을 터이니, 내게 대답하여라” 하셨습니다. 주님이 어떤 분이시라는 것을, 지금까지는 제가 귀로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제 눈으로 주님을 뵙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제 주장을 거두어들이고, 티끌과 잿더미 위에 앉아서 회개합니다(욥기 42:1-6).

‘영성’을 여러 가지로 정의할 수 있겠지만, 저는 ‘하나님과의 관계’라고 정의합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어서 가장 먼저 해결할 것이 ‘죄’입니다.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의 죄성을 깨닫고 회개할 때면 자주 재를 뒤집어쓰고 기도했습니다.

‘재’는 가장 쓸모없는 물질입니다. 용도 폐기된 것입니다. 따라서 재를 뒤집어쓰는 것은 “나는 쓸 모 없는 존재입니다”라는 몸짓입니다. “나도 결국 재로 돌아갈 존재입니다”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를 뒤집어쓰는 것은 인간으로서 가장 낮아지는 행동입니다. 재를 뒤집어쓰고 앉아있는 사람의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오. 그것은 사람의 모습이 아닙니다. 시체가 앉아있는 모습입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와 같은 여러 가지의 메시지를 스스로에게 그리고 하나님에게 전하기 위해 회개할 때 재를 뒤집어 쓴 것입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여러 가지의 재앙들로 인해서 하나님에 대해 가지고 있던 욥의 믿음에 혼란이 생겼습니다. 그가 믿던 하나님이 옳다면, 지금 그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죄인을 벌하고 의인에게 상을 주시는 분이고, 자신은 죄를 멀리하고 의롭게 살았습니다. 그런데 욥은 극악무도한 죄인이나 당해야 할 재앙을 한꺼번에 당하고 망해 버렸습니다. 뭔가 잘 못 된 것입니다.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거나, 하나님이 뭔가 착각하셨거나, 하나님이 원칙 없이 행동하는 분이거나.욥은, 하나님이 아니라 욥 자신에게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친구들과 논쟁을 하면서 자신은 떳떳하다고 강변합니다. 그러다가 마침내 욥은 하나님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의 말대로, 지금까지는 하나님께 대해 귀로만 들었는데, 이제는 눈으로 주님을 뵙게 되었습니다(5절).

 


(출처: http://hannahscupboard.com/jobs-prayer.html)

 

하나님을 대면하고 나서야 욥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깨닫습니다. 욥기 38장부터 41장까지 숨 가쁘게 이어지는 하나님의 질문들을 마주하고 욥은 하나님에 대해 쏟아놓았던 그 많은 말들을 멈춥니다. “깨닫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을 하였습니다”(3절)라고 고백하고 입을 다뭅니다. 욥은 자신이 하나님에 대해 안다고 생각했던 것에 대해 회개합니다. 자신의 한계적인 이해력으로 하나님을 다 안다고 교만을 떨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의롭다고 주장했던 것에 대해 회개합니다. 진정한 의는 하나님께만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욥은 절대자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한계를 깨달았고, 의로우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불의를 자각했으며,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죄성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자신은 티끌 같은 존재이며, 재와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티끌과 재를 뒤집어쓰고 하나님 앞에서 회개했습니다.

예언자 요나의 설교를 듣고 니느웨의 왕은 “임금의 의자에서 일어나, 걸치고 있던 임금의 옷을 벗고, 굵은 베 옷을 입고 잿더미 위에 앉았다”(요나 3:6)고 합니다. 그는 니느웨 온 백성에게 자신을 따라 하나님 앞에서 회개하라고 요청했고, 전 국가적인 회개로 인해 니느웨는 하나님의 용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모르드개는 바벨론에 살던 유다 백성에게 위기가 닥친 것을 알고 “옷을 찢고, 굵은 베옷을 걸치고, 재를 뒤집어쓴 채”(에스더 4:1) 대성통곡하며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유다 백성이 모두 모르드개의 회개에 참여했습니다. 그로 인해 유다 백성은 파멸로부터 구원을 받았습니다. 다니엘은 폐허 상태에 있는 조국을 생각하면서 “금식을 하면서, 베옷을 걸치고, 재를 깔고 앉아서,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면서 간구하였다”(다니엘 9:3)고 합니다.

영적 여정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이 마음이 필요합니다. 영적 여정의 중심에는 기도가 있습니다. 기도는 하나님과 사귐을 나누는 것입니다. 사귐은 사랑의 관계가 열려야만 일어나는 일입니다. 서먹서먹한 관계 혹은 틀어진 관계에서는 사귐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영적 여정에서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기를 원한다면, 재를 뒤집어 쓴 심정으로 회개해야 합니다.

욥처럼 하나님 앞에서 교만했던 것을 회개해야 합니다. 우리는 얼마나 자주 하나님 앞에서 마치 우리가 심판자인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합니까? 니느웨 왕처럼 하나님을 외면하고 산 것을 회개해야 합니다. 하나님 없이 사는 것이 행복인 줄 알았는데, 실은 그것이 불행의 출발이었습니다. 그것을 깨달았다면, 그 즉시 잿더미에 앉아 회개해야 합니다. 그러면 새로운 희망이 생깁니다. 모르드개처럼 혹은 다니엘처럼, 하나님의 은총을 구하기 위해 잿더미에 앉아 회개해야 합니다. 회개는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의 출발점입니다.

(묵상)

* 눈을 감고 하나님을 생각하십시오. 당신이 만든 우상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을 생각하십시오. 필요하다면, 욥기 38장부터 41장까지 천천히 읽으십시오. 지금 당신이 누구 앞에 서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두렵고 떨림이 생길 때까지 생각하십시오.

* 그 하나님 앞에서 당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생각하십시오. 그분은 불꽃같은 눈으로 당신의 삶의 모든 것을 보아 오셨습니다. 당신 마음의 가장 깊은 곳까지 알고 계십니다. 그런 분 앞에서 당신은 어떻게 살았습니까? 그분을 어떻게 대했습니까? 그분이 보고 계신다는 사실을 잊고 당신은 어떻게 살았습니까?

* 이제 기도하십시오. 성령의 감동과 감화를 구하십시오. 그분이 조명해 주시면, 하나님이 누구신지 깨닫게 되고, 당신이 얼마나 형편없는 죄인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것을 '회개의 영'이라고 부릅니다. 당신 스스로 뉘우치는 회개가 성령께서 터지게 하시는 회개로 나아가도록 그분의 은총을 구하십시오.

김영봉/와싱톤 한인교회 목사

'김영봉의 '성서 묵상, 영성의 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맡기라!  (1) 2015.05.04
지는 싸움을 하라!  (0) 2015.04.12
바라보라!  (0) 2015.03.16
자각하라!  (0) 2015.03.05
눈을 떠라!  (0) 2015.02.26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