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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숙의 글밭/하루에 한 걸음 한 마음

"일단 사람이 살아야합니다"

by 한종호 2020. 8. 10.

신동숙의 글밭(208)


"일단 사람이 살아야합니다" 





제주, 부산, 광주, 대전, 천안, 인천, 서울, 철원, 영동, 하동, 구례 등 전국적으로 잇달아 올라오는 비 피해 소식에 무거운 마음으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한반도 남단에 있는 하동의 화개 장터와 구례의 섬진강이 범람한 모습에 말문이 막힙니다.


목숨을 구하려는 다급한 목소리가 담긴 김순호 구례 군수님의 글을 허락도 구하지 않고 그대로 옮깁니다. 이렇게 지면에서라도 아픔과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지만, 수해민들에게는 무슨 도움이 될까 싶습니다.


"어떤 재산보다도 중요한 것은 생명입니다.


재산피해가 있어도 인명피해가 있으면 안 됩니다.


그야말로 초토화입니다. 처참합니다.


구례읍 봉서·봉동·계산·논곡·신월·원방, 문척면 월전·중마, 간전면 간문·양천, 토지면 외곡·송정·금내, 마산면 냉천·광평이 쑥대밭이 되어버렸습니다.


긴박한 상황이지만 무엇보다 인명피해가 없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사망자 0명, 부상자 2명(경상)입니다.


소방서와 합동으로 구조작업을 계속 펼치고 있습니다.


저지대, 산사태 등 위험지역에 거주 중이신 분들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단 사람이 살아야합니다." 


군수님의 다급한 호소처럼 더 이상의 인명 피해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이번 수해로 희생된 분들의 넋을 애도하며, 수해민들의 회생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8월 삼복 더위에 비를 퍼붓는 야속한 하늘이지만, 

"일단 사람이 살아야합니다." 어쩔 수 없는 하늘의 마음이 아닐런지요. 


주시는 비를 다 머금지 못하고 다 품지 못하여, 속절없이 생명들을 떠나보내며 애통해 하는 이 땅의 마음이 아닐런지요. 


뿌리와 온몸으로 흙과 생명을 끌어 안으며, 가지 끝까지 생명을 붙잡으려는 이 땅에서 호흡하는 나무들의 마음이 아닐런지요.


그리고 한 하늘을 머리에 이고서, 이 땅을 함께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애타는 한 마음이 아닐런지요. "일단 사람이 살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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