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쪽, 어느 날 찾아 든 <고사리에서 띄우는 편지>는 52쪽 분량이었고 내용도 쪽수만큼이나 무겁고 신선했다. 박성용, 그는 분명히 열심히 살고 있었다.
<소년> 3권과 86년 소년중앙 문학상 동화부문 자신의 당선작인 ‘하늘빛 꿈’을 복사해서 보내준 손진동님. ‘그리고 고맙습니다. 정말입니다’로 끝났던, 동화보다도 먼저 읽은 그의 당선 소감.
<소년> 2월호에 실린 ‘우리는 아무도 모른다’는 그의 동화. 고집스레 우직한 걸음 고집하는 <민들레 이야기> 가끔씩 친구가 쓰는 ‘사람들 얘기‘ 모두들 어딘가를 바라보며 산다.
살아있는 한 흐름이고 싶다. 한 흐름으로 방향을 잡는다는 건, 그 흐름 아닌 모든 것을 사소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 난 지금 잡다한 많은 것에 눈을 주고 있다. 매번 반복되는 일상의 굳어진 굴레를 벗어야 한다.
코미디 대사를 되뇌며 그 웃음을 따라하는 현실이 슬프다. 살아있는 놈, 그 놈을 만나 눈물 쏟고 싶다. 살아있는 놈이 그리운 것이다.
먼지 팍팍한 세상, 그리운 것, 그리운 그 어떤 것이 있다는 것.
지난주 수원을 다녀오며 친구와 같이 본 영화 ‘핫 오브 화이어’. 열정적으로 노랠 불러대는 장면을 보면서 가슴 속 절실했던 건, 내게 주어진 삶의 좁다란 테두리 안에서 아웅다웅 거리다 스러지고 마는 것 아닌지, 고만한 일에 웃고 고만한 일에 울며 아닌 척 겐 척 거리다 끝나고 마는 건 아닌지 하는 것이었다.
무거워진 몸과 마음을 부추겨 일으켜 새로운 길을 떠나자. 웃으며 미움 없이 욕심 버리자.
제발 행위(行爲)로서가 아니라 그 지향(指向)을 보아 내 생애를 판단해 달라는 기도를 우리도 드리자.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흐름이며 방향일 수 있다. 사람 그리워 마음을 풀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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