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청하오니
이 하루를 살아갈
힘을 주소서
조금씩 조금씩
당신을 향해 나아갈
힘을 주소서
* 주님 제겐 당신이 아닌 엉뚱한 방향을 향해서는 항우같은 힘을 발휘하고 쇠심줄같은 고집을 부리면서도 당신을 향한 걸음에는 참 자주 넘어지고 지레 주저앉습니다. 이런 저를 긍휼히 여겨주십시오. 당신을 향해 이 하루 한 치(寸)만이라도 나아가게 해주십시오. 달팽이 걸음이라도 제겐 넉넉합니다.
엉뚱한 곳을 향해 달려놓곤 탄식하는 하루가 되지 않도록 깨어있게 하시고 주님 향한 작은 걸음에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는 밤을 맞게 해주십시오.
그런 하루가 이어져 점차 제 안에 평안이 자리잡고 흘러 나눌 수 있기까지 저를 포기하지 마시고 지켜보아 주십시오. 영원이란 그런 하루가 이어져 닿는 것 아니겠습니까?
- 에른스트 긴즈버그의 기도에 덧대어
송대선/우징숑의 『성영역의』를 『시편사색』이라는 책으로 우리말로 옮기고 해설한 글쓴이는 동양사상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 귀동냥을 한다고 애쓰기도 하면서 중국에서 10여 년 밥을 얻어먹으면서 살았다. 기독교 영성을 풀이하면서 인용하는 어거스틴과 프란체스코, 데레사와 십자가의 성 요한 등의 서양 신학자와 신비가들 뿐만 아니라 『장자』와 『도덕경』, 『시경』과 『서경』, 유학의 사서와 『전습록』, 더 나아가 불경까지도 끌어들여 자신의 신앙의 용광로에 녹여낸 오경웅을 만나면서 기독교 신앙의 새로운 지평에 눈을 떴다. 특히 오경웅의 『성영역의』에 넘쳐나는 중국의 전고(典故와) 도연명과 이백, 두보, 소동파 등을 비롯한 수많은 문장가와 시인들의 명문과 시는 한없이 넓은 사유의 바다였다. 감리교신학대학 졸업 후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열린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제천과 대전, 강릉 등에서 목회하였고 선한 이끄심에 따라 10여 년 중국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누렸다. 귀국 후 영파교회에서 사역하였고 지금은 미래교육목회구소 소장으로 길벗들과 꾸준하게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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