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듯 계시는
하느님이
제 구실 못하는
법전과 저울
빗자루로 재활용 하시어
방 청소를 하고 계신 듯
구석구석
꼼꼼이
이제는
이 땅에서 쓰레기가 된
자본의 탐욕과
전쟁의 분노와
무분별의 어리석음
청산되는 못한 역사의 오물들
자정능력을 상실한 괴물들
도리도리
쓸어담고 계신 듯
그간 먹고 살기 바빠
분간하기 쉽지 않았는데
없는 듯 계시는 하느님이
하나의 쓰레기통에 다 쓸어담고 계신 듯
하늘의 해와 달과 별과
바람의 하느님은 이처럼
땅의 일을
쉽게 돌리시는 듯
윤석렬 빗자루와
김명신 쓰레기통으로
쓰레기통에는
쓰레기만 모이는 법
눈 밝은 사람들은
깨어서
평화의 숨으로
평화의 촛불 밝혀
먼지가 풀풀 날리는
이 모든 청소 과정을 지켜 보고 있다가
때가 되어
쓰레기통이 찼다 싶으면
탁
한꺼번에 비우기만 하면 되겠다
하느님의 일은 이처럼
참 쉽고도 단순하여서
오늘 아침에도
푸른 그리움으로 출렁이는
푸른 가슴에 떠오른 해가
세수하고 나오는 청년의 얼굴 같다
'성서일과와 묵상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객기 부리지 말고 항복하자! (0) | 2022.09.01 |
---|---|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흑암을 거쳐 (0) | 2022.08.25 |
허리띠를 동여야 하는 부담감 (0) | 2022.08.20 |
그래, 건물이 무슨 죄야, 사람이 문제지! (0) | 2022.08.19 |
나도 싸우고 싶거든! (0) | 2022.08.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