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오의 건강한 작은 교회 이야기(11)
직분(office)과 직책(position)
- 건강한 작은 교회의 직분(1) -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 그의 다스리심을 받는 곳이다. 따라서 교회에서의 직분은 머리되신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위임된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직분자를 세우신 것은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함으로 궁극적으로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우기 위함이다.(에베소서 4:12) 그럼으로 직분자는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봉사하는 자 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직분자는 그리스도의 ‘일꾼’(고린도전서 4:1)이며, 하나님의 일꾼(고린도후서 6:4), 복음의 일꾼(에베소서 3:7), 새 언약의 일꾼(고린도후서 3:6)으로 주인에게 충성하고,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 직분자는 하나님의 비밀을 맡은 자(고린도전서 4:1)로서, 비밀이신 예수 그리스도(골로새서 1:27)를 전파하고 가르쳐 완전한 자로 세우는데(골로새서 1:28)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교회에서 ‘직분’은 3직분 또는 4직분으로 구분한다. 칼빈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사도’, ‘선지자’, ‘복음전하는 자’, ‘목사’, ‘교사’를 주셨다는 에베소서 4장 11절에 대해 앞의 3직분은 교회를 시작하는 초대교회에 임시적으로 있었던 직분으로 지금은 ‘목사’와 ‘교사’ 만이 현존하는 항존직이라고 보았다. 또 오순절 성령강림 이후 신약교회가 시작되면서 교회 내에서 ‘집사’와 ‘장로’가 생겼음으로 교회에는 ‘목사’, ‘교사’, ‘장로’, ‘집사’ 4직분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때 ‘교사’는 성경과 신학을 가르치는 직으로 현재의 신학교수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다.
그러나 대체로 신학자들은 에베소서 4장 11절의 ‘목사와 교사’를 헬라어의 전치사가 목사와 교사에 각각 있지 않고 1개만 있는 것으로 보아 ‘목사 곧 교사’로 이해해 교회의 직분은 ‘목사’, ‘장로’, ‘집사’ 3직분이 존재한다는 보편적으로 주장한다. 그럼에도 공교회에서 성경과 신학을 가르치는 신학교수들의 위치를 특별하게 이해하는 측면은 동일하다. 따라서 개 교회에는 3직분이 항존직으로 존재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용어부터 정리할 필요가 있다. 현대 교회 내에는 ‘직분’은 그 기능과 역할에 따라 크게 ‘직분’(office)과 ‘직책 or 직위’(position)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직분’(office)은 성경에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지정한 집사, 장로, 목사로 일종의 기능을 의미하고, ‘직위’(position)는 교회 내 각 조직에서 필요에 따라 규정한 당회장, 담임목사, 위원장, 부장, 팀장, 총무 등의 역할을 의미한다.
또 ‘항존직’과 ‘임시직’으로 구분할 수 있겠다. 항존직은 성경이 명시하고 있는 직으로 정상적으로 구성된 교회에 항상 있어야 직분으로 집사, 장로, 목사를 의미하고, 임시직은 아직 구성이 완료되지 않은 교회에 있는 직분으로 사도, 전도사, 서리집사 등을 의미한다. 항존직은 개인 사람에게 부여된 직분이 항존적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 ‘직’ 자체가 항존적이란 것으로, 개인은 해당 직분에 선임되거나 폐해지기도 하며, 직분이 달라질 수도 있다. 항존직이 개인에 대한 종신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가톨릭은 임기가 없이 맡는 직분이나 직위인 ‘종신직’으로 교황, 주교 등을 두고 있다.
교회 내 직분(office)과 필요에 따라 규정한 직책(position)을 운영방식에 따라 ‘선출직’으로 투표 등으로 통해 선출하기도 하고, ‘임명직’으로 당회 등에서 임명하기도 한다. 또 각종 직분(office)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를 ‘직분자’라고 칭하고 특정 사역을 위한 직책(position)에 부르심을 받은 자를 ‘사역자’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부에서는 직분을 설명할 때 구약에서의 3직분 즉, 선지자, 제사장, 왕을 가지고 설명한다. 이 3직분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모형으로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직분을 위임할 때 기능적으로 이 3직분을 모델로 주셨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목사는 선지자직으로 말씀을 선포하고, 장로는 왕직으로 다스리며, 집사는 제사장직으로 봉사하는 직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구약의 선지자, 왕, 제사장이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으로 그분의 직분인 것은 일정 부분 타당한 면이 있지만 신약에서 목사, 장로, 집사로 기능적으로 전가되었다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다.
왜냐하면 베드로전서 2장 9절에서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라고 했는데, 여기서 ‘너희’는 예수 믿는 ‘성도들’로 ‘교회’를 의미한다. 믿는 모든 자들이 택한 족속이고, 왕 같은 제사장이고, 거룩한 나라이고, 백성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목사는 선지자, 장로는 왕, 집사는 제사장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오히려 모든 성도들이 차별 없이 선지자로, 왕으로, 제사장으로 역할 한다고 하는 것이 좋겠다.
다음 글에서는 각각의 직분 ‘목사’, ‘장로’, ‘집사’에 대한 성경적, 교회사적 근거를 제시하고, 특별히 ‘권사’, ‘권찰’ 등과 ‘안수집사’, ‘서리집사’ 등으로 구분하는 것 등의 유례와 바른 이해에 대해서도 설명하겠다.
이진오/더함공동체교회 목사, 교회2.0목회자운동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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