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나를 얻고》 설교집에서 발견되는 김민웅 목사는 최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민주 운동의 기수 김민웅 투사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처럼 목사로서의 김민웅이 민주화 투쟁의 기수 김민웅이 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온것일까?
그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성서의 말씀을 자신의 양식으로 삼아 성찰하고 묵상하고 기도하면” “자신을 돌아보고 세상을 응시해 나가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성서에서 발견할 수 있는 더 깊은 뜻을 알게 될 때 ‘우리 인생을 사는 일에 근본이 되는 원칙’을 깨닫게 된
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 이야기를 읽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린 것을 이전의 흔적은 찾아낼 수 없이 새롭게 만들어 낸” 기적을 볼 수 있고,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물로 포도주를 만드는 이야기를 읽고 하나님 나라의 능력은 ‘현실적 조건에 의존’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뛰어 넘는 데서 해결하는 힘이라는 진실을 발견하게 된다고 한다. 성서에서 얻은 이런 깊은 통찰이 바로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에 참여할 힘의 원천이 아니었던가? 이런 기본 입장에서 볼 때 김민웅 목사와 김민웅 투사는 둘이 아니다.
그는 오랫동안 성서를 연구한 신학자로서의 삶에서 얻은 힘을 가지고 목회자로서 교인들을 일깨우고, 교수로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문필가로서 일반 대중들을 깨우치는 글을 쓰고, 이런 저런 일로 봉사하다가 드디어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직접 정치적 영역으로까지 확대하고 적용하고 있다.
이런 목사와 투사 동일체 이미지를 대하면 종교와 정치가 다르다고 하는 사람은 종교가 무엇인지도, 정치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 생각난다. 종교와 정치는 우리의 삶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라 할 수 있다. 이 시대, 이 세상을 응시할 능력의 소유자라면 이 두 영역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종교와 정치의 아름다운 결합을 가장 극명하게 삶으로 보여주고 있는 이가 바로 김민웅 목사라 할 수 있다.
사실 예수님이 누구신가? 그는 무엇보다도 로마의 포학한 식민지 지배 아래서 신음하는 유대인들을 위해 “회개하라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웠다”고 외치신 분, 요즘 말로 좀 풀어서 말하면 “정신 차리라, 보는 눈을 바꾸라. 그리고 로마의 폭압 정치체제에서 벗어나 정의와 사랑과 진리의 원칙이 지배하는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위해 힘쓰라”는 개벽의 메시지를 외치신 분이 아닌가? 이런 점에서 지금의 혼탁한 사태의 심각성을 보고 혼신의 노력으로 개벽을 이루고자 하는 김민웅 목사 겸 투사는 가장 충성스러운 예수님의 제자가 아닌가?
독자들은 이 설교집을 통해 성서의 더욱 깊은 뜻을 깨닫고 나아가 기독교가 지금 우리에게 주려고 하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발견할 수 있다면, 그리하여 우리가 당면한 이 암울한 현실을 개벽할 용기를 얻을 수 있다면, 독자들로서 얻을 수 있는 축복을 크게 누리는 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오강남/캐나다 리자이나대학교 종교학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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