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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162

생각의 기쁨 신동숙의 글밭(149) 생각의 기쁨 모든 생명에게 친절하되 벗과 책은 가려서 사귀어라는 옛말이 언제나 길이 됩니다. 하지만 제 어린 시절에는 이러한 말씀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중학교에 올라가고 종례 시간에 담임 선생님이 학급 문고를 만드신다며, 집에 있는 책 중에서 두 권만 가져 오라는 과제를 내주셨습니다. 제 어릴 적 살던 집에는 교과서 외에는 책이 없었습니다. 막막했습니다. 동대신동 시장 입구 모퉁이에 작은 서점이 떠올랐습니다. 그 앞을 지나다니며 투명한 유리창 안으로 슬쩍 보아 오긴 했어도, 들어가 본 적은 없던 작은 서점입니다. 서점에 들어섰을 때의 막막함은 빈탕한 하늘을 대하는 듯도 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가늠해야 하는 순간 같기도 했습니다. 책을 고르려면 뭔가 좋은 책을 고를만한 지침.. 2020. 5. 16.
모두 아이들 장난 같아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84) 모두 아이들 장난 같아 도리보다는 실리가 앞서는 세상이다. 유익보다는 이익이 우선인 세상이다. 많은 일들이 마땅하다는 듯이 진행된다. 하도 점잖게 이루어져 그걸 낯설게 여기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경박(輕薄)하고 부박(浮薄)한 세상이다. 비 때문일까, 낡은 책에 담긴 이행의 시구가 마음에 닿는다. "우연히 아름다운 약속 지켜 즐겁게 참된 경지를 깨닫네 사람이 좋으면 추한 물건이 없고 땅이 아름다우면 놀라운 시구도 짓기 어려워라" "한평생 얻고 잃는 게 모두 아이들 장난 같아 유유히 웃어넘기곤 묻지를 않으려네" 2020.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