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종소리

신동숙의 글밭(150)

영혼의 종소리


첫 번째 종소리는
네 살 때 울렸다

옆집 아저씨는
마을 뒷산에서 
4시면 새벽 기도한다더라

기도가 뭐지
아무도 없는 깜깜한 산에서

살아오면서
간간히 들려오는 종소리

두 번째 종소리는
신약을 읽다가 울렸다

예수는
무리를 떠나
홀로 산으로 가시더라

뭐하러 가시나
아무도 없는 산에서

종소리는
빈 가슴에서 울린다

언제나 있는 것은
아무도 없는 빈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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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게 있잖아요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86)

배운 게 있잖아요

“저 경림이예요.”

뜻밖의 전화였지만, 전화를 건 이가 누구인지는 대번 알았다. 이름과 목소리 안에 내가 기억하는 한 사람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오후가 되어 경림이는 둘째와 셋째를 데리고 인우재로 올라왔다. 

함께 동행한 둘째딸은 초등학교 5학년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으며 빙긋 웃음이 나왔다. 처음 보는 아이에게 말했다. 

“내가 처음 단강에 들어왔을 때, 엄마가 초등학교 5학년이었단다.” 

그렇다, 경림이는 단강에 들어와서 첫 번째로 만난 몇 안 되는 아이 중 하나였다. 열심히 교회에 나왔고, 고등학교 때 이미 교회학교 교사를 했었다. 유아교육을 공부한 뒤엔 자기도 고향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며 단강교회에서 하는 ‘햇살놀이방’ 교사 일을 맡기도 했었다.


단강을 떠나 독일로 가고, 그러는 동안 많은 세월이 흘렀고, 어떻게 지내는지 알 길이 없었는데, 참으로 많은 시간이 흘러 경림이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오랜만에 만나지만 내게는 오래 전 초등학교 5학년이었던, 그 경림이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동안 결혼을 하여 용인에서 세 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었다.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여 교회에서 봉사하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했다. 주어진 일을 더 잘하고 싶어 남는 시간을 쪼개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고도 했다. 

“대견하고, 고맙구나.”

마음을 담아 인사를 하자 경림이가 웃으며 대답을 했는데, 그 말이 고마웠다.

“목사님과 사모님께 배운 게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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