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모두를 재워

한희철의 얘기마을(135)


밤은 모두를 재워



오늘도 해는 쉽게 서산을 넘었다.

말은 멍석 펼치듯 노을도 없는 어둠

산 그림자 앞세우며 익숙하게 밀려왔다.


차라리 밤은 커다란 솜이불

모두를 덮고 모두를 집으로 돌린다.

몇 번 개들이 짖고 나면 그냥 어둠 뿐,

빛도 소리도 잠이 든다.


하나 둘 별들이 하늘로 돋고

대답하듯 번져가는 고만고만한 불빛들

저마다의 창 저마다의 불빛 속엔

저마다의 슬픔이 잠깐씩 빛나고

그것도 잠깐 검은 바다 흐른다.


그렇다.

밤은 모두를 재워

모두를 같은 품에 재워

날마다

살아있는 것들을 다시 한 번 일으킨다.

검은 바다를 홀로 지나 것들을.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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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율하는 날

신동숙의 글밭(269)


조율하는 날




밥은 먹었니?

가슴 따뜻해지는 말


차 한 잔 하자

가슴 설레이는 말


어느 날 문득

그러한 초대에


따뜻해지지도 

설레이지도 않는 날


내 마음의 결을 

고요히 조율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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