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은 허리

한희철 얘기마을(146)


굽은 허리



변관수 할아버지의 허리가 더 굽었습니다. 

곧은 ‘ㄱ’에서 굽은 ‘ㅈ’ 모양이 되었습니다.

저렇게 저렇게 허리가 굽어 굽은 허리가 땅에 닿을 때쯤이면 한 줌 흙으로 돌아가고 말 할아버지.

땅에 닿을 듯한 허리로 할아버지가 길을 갑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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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난 양말 묵상

신동숙의 글밭(277)


구멍 난 양말 묵상



                   -라오스의 꽃 파는 소녀, 강병규 화가-


몸에 작은 구멍 하나 뚫렸다 하여

멀쩡한 벗님을 어떻게 버리나요


내 거친 두 발 감싸 안아주느라

맥없이 늘어진 온몸이 미안해서


어디까지나 나의 게으름 탓에 

제때 자르지 못한 내 발톱에 찔려 아픈 님을


작은 틈으로 비집고서 

세계 구경 나온 발가락은


웃음도 되고 

서러움도 되었지요


실과 바늘로 한 땀 한 땀

꿰어주시던 어진 손길은


묵주알처럼 공굴리는

묵상의 기도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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