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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23

밤이 되면, 나의 두 눈을 눈물로 씻기시며 신동숙의 글밭(302) 밤이 되면, 나의 두 눈을 눈물로 씻기시며 아침이 되면태양의 빛살로 내 심장을 겨누시며 밤새 어두웠을내 두 눈의 초점을 조율하신다 한 점 한 점 바라보는 곳마다 내 심장의 빛살로 이 땅의 심장을 비추신다 빙판길에 오토바이를 버티는 발살얼음이 낀 폐지를 줍는 손 몸이 아픈 이웃들의 소리마음이 아픈 이웃들의 침묵 하루해를 따라서그 빛을 따라서 그저 모르고 살아간다 밤이 되면나의 두 눈을 눈물로 씻기시며 빛을 거두어 가시니내 몸은 밤이 된다 ... 유주일연오심지등혜 惟主一燃吾心之燈兮이계오목지몽 而啓吾目之矇 야훼께서 내 마음의 등을 밝혀주시니내 어둔 눈을 밝히 보게 하시네 ( 18:28) 2021. 1. 2.
마음의 병 한희철의 얘기마을(191) 마음의 병 지 집사님이 몸살을 되게 앓았다. 찾아 갔을 땐 정말 눈이 십리나 들어가 있었다. 워낙 마른 분이 꼼짝없이 앓아누우니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몸을 무너뜨리는 오한도 심했지만 허리통증으로 집사님은 꼼짝을 못했다. 경운기에 겨우 실려 아랫말 보건소에 몇 번 다녀왔을 뿐이었다. 다음날 다시 찾았을 땐 빈 집인 줄 알았다. 한참을 불러도 기척이 없어 병원에라도 다니러 갔나 돌아서려는데, 방안에서 마른기침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문을 여니 한낮에도 어두컴컴한 방, 집사님은 두꺼운 이불 속에 혼자 누워 있었다. 전날에 비해 아무런 차도가 없었다. 병원이 있는 원주까진 백리길, 마을 보건소에라도 다시 다녀와야 되지 않느냐고 하자 집사님의 한숨이 길다. 그나마 막내 종근이가 있어.. 2021. 1. 2.
은총의 신비 속으로 은총의 신비 속으로 “아침에는 주님의 사랑으로 우리를 채워 주시고, 평생토록 우리가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해주십시오.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 수만큼, 우리가 재난을 당한 햇수만큼,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십시오.“(시 90:14-15) 주님의 은총과 평강이 우리 가운데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어느덧 한 해의 끝에 당도했습니다. 험한 파도에 시달리며 항해한 배처럼 우리 몸과 마음에 새겨진 흔적이 깊습니다. 상처도 많고 달라붙은 것들도 참 많습니다. 그래도 우리 이렇게 견뎠습니다. 아슬아슬한 희망을 가슴에 품고 고단한 시간을 건너왔습니다. 아직 평안의 포구에 당도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새로운 한 해를 내다볼 수 있는 자리에 이르렀다는 것이 참 고맙습니다. 후회와 자책이 없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스스로 자기 손을 .. 2021.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