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302)
밤이 되면, 나의 두 눈을 눈물로 씻기시며
아침이 되면
태양의 빛살로 내 심장을 겨누시며
밤새 어두웠을
내 두 눈의 초점을 조율하신다
한 점 한 점
바라보는 곳마다
내 심장의 빛살로
이 땅의 심장을 비추신다
빙판길에 오토바이를 버티는 발
살얼음이 낀 폐지를 줍는 손
몸이 아픈 이웃들의 소리
마음이 아픈 이웃들의 침묵
하루해를 따라서
그 빛을 따라서 그저 모르고 살아간다
밤이 되면
나의 두 눈을 눈물로 씻기시며
빛을 거두어 가시니
내 몸은 밤이 된다
...
유주일연오심지등혜 惟主一燃吾心之燈兮
이계오목지몽 而啓吾目之矇
야훼께서 내 마음의 등을 밝혀주시니
내 어둔 눈을 밝히 보게 하시네
(<시편사색>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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