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마음이라 부른다

신동숙의 글밭(303)


아름다운 마음이라 부른다




꽃을 꽃이라 부르지 않고

아름다운 마음이라 부른다


별을 별이라 부르지 않고

아름다운 마음이라 부른다


사람을 사람이라 부르지 않고

아름다운 마음이라 부른다


이 아름다운 마음을

우리는 세상이라 부른다


이 아름다운 세상을

우리는 마음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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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낙

한희철의 얘기마을(192)


할머니의 낙




한동안 마을 사람들이 진부로 일을 하러 나가 있었습니다. 당근을 캐는 일이었는데 왔다 갔다 하는 게 아니라 아예 그곳에서 먹고 자면서 일을 했습니다.


진부란 곳은 차를 타고 한참을 가야하는 ‘아주 먼 곳’입니다. 그래도 꼬박꼬박 일당을 챙겨 얼마만큼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 마을 사람들 중 몇 사람이 진부로 떠났습니다. 윗작실 영미 아버지가 중간상을 해 그를 생각해서 간다는 사람도 있었고 오랜만에 바깥바람이나 쐬러 간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작실 속회 예배를 마쳤을 때 진부 당근 캐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왜 할머니는 안 가셨냐고 한 교우가 허석분 할머니께 묻자 할머니가 뜻밖의 대답을 합니다.


“난 안가, 까짓 거 가서 돈 번다 해도 그게 어디 밤에 자식들 전화 받는 것에 대. 밤마다 전화할 텐데 내가 안 받으면 얘들이 얼마나 걱정을 하겠어.”


할머니는 전화를 받기 위해 진부로 가지 않았습니다. 자식들 전화를 받는 일, 그건 무슨 일과도 바꾸고 싶지 않은 할머니의 가장 큰 낙이었던 것입니다.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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