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手話



수화手話를 배운다.
느리고 
서툴지만 뜻이 통한다.

얼마를 함께 하여 
얼마를 닮으면
말없이도 통하는 한 언어 가지게 될까.
오직 둘만이 아는 
말없는 언어를

-<얘기마을> 1987년

'한희철의 '두런두런' > 한희철의 얘기마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갈의 기쁨  (0) 2021.08.25
큰 벽  (0) 2021.08.24
수화手話  (0) 2021.08.23
흔들릴수록  (0) 2021.08.22
몇 밤을 울었을까  (0) 2021.08.21
불방귀  (0) 2021.08.19
posted by

다 비운 밥그릇

 



아들이 비운 밥그릇에
밥풀이 군데군데 붙어 있습니다

개미 백 마리가 모여서
잔치를 하고도 남겠네, 했더니

에이, 거짓말이라고 대꾸를 합니다
그러면서 얼른 자리를 뜨려고 합니다

쌀 한 톨이 되기까지
농부의 손길이 천 번도 더 간다, 했더니

못 이긴 척 숟가락을 들더니
박박박 긁으며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

소리는 안 내면서 깨끗이,라고 했더니
우리집에 키우는 강아지처럼 핥아먹습니다

속으로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다 비운 밥그릇을 보니 미안한 마음 한 톨 덜었습니다

'신동숙의 글밭 > 시노래 한 잔' 카테고리의 다른 글

투명한 밑줄  (0) 2021.08.26
박잎이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네  (0) 2021.08.24
다 비운 밥그릇  (0) 2021.08.23
  (0) 2021.08.22
물음과 물  (0) 2021.08.19
오늘을 맞이하는 기도  (0) 2021.08.16
post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