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21 돈으로 살 수 없는 많은 것들 1원이면 주먹만 한 눈깔사탕이 두 개였다. 박하향 진한 하얀 사탕을 입이 불거지도록 입안에 넣으면 행복했다. 그러나 그 1원짜리 구리 동전 한 개가 아쉬웠다. 학교로 가는 길목엔 소나무들이 늘어서 있었다. 한번 발길질에 솔 씨들은 춤을 추며 제법 날렸다. 점 찍힌 듯 박혀있는 까만 솔 씨들을 잘도 빼먹었다. 노란가루로 날리기 전, 한참 물오른 송화도 마찬가지였다. 쉽지 않은 그 맛을 즐겼다. 찔레순도 흔했고, 제법 높다란 학교 옆 벼랑을 따라서는 산딸기도 탐스럽게 매달리곤 했다. 초봄 잔설이 남아있는 산에 올라선 마른 칡 순을 찾아 칡뿌리를 캤다. 이 사이에 씹히는, 동글게 느껴지는 알칡의 맛을 입이 시커멓도록 맛보았다. 집 뒤뜰 언덕배기엔 돼지감자가 있었다. 가죽 벗겨내듯 언 땅을 들어내면 올망졸망한 .. 2021. 11.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