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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82

어머니의 무릎 무릎 꿇는 일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요 꿇으라면 꿇는 일이 못할 일도 아니지요 하지만 남의 가게 밖 우편함에다가 전단지 종이 한 장 넣은 일이 죄가 된다면 가게 주인이 신고를 하고 몸소 고소를 당하시어 국가 공무원 경찰까지 출동할 만큼의 죄가 된다면 그 죗값 순순히 치르시고자 가게 주인과 경찰들의 발아래 무릎 꿇고 앉으신 어머니 돌처럼 단단한 그들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돌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두 손 모아 비신 어머니 그런데 이제껏 한평생을 어찌어찌 살아오셨길래 어느 누군가의 떨리던 손으로 포착했을 그 한 순간에 이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긴 어머니의 모습은 눈물이 핑 돌고 뼈가 저리도록 시렸을 그 가슴 아픈 한 순간조차도 칠순의 고개를 넘기신 어머니 모습은 제가 아무리 눈을 씻고 보아도 자녀를 위해 기도하.. 2021. 11. 28.
눌은밥 전기밥솥을 사용하는 요즘이야 맛보기가 힘들어졌지만 불을 때 밥을 짓던 어릴 적엔 밥솥 밑에 눌어붙은 누룽지 맛이 일품이었다. 누룽지는 좋은 간식이었다. 밥을 먹고 나서 마시는 시원한 숭늉맛과 함께 누룽지에 물을 부어 만든 눌은밥의 구수한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맛으로 남아있다. 난 특별히 눌은밥을 좋아했다. 눌은밥을 좋아한다는 걸 은근히 강조했고, 식구들도 인정할 만큼 난 눌은밥을 즐겨 먹었다. 뭘 먹어 키가 크냐고 누가 물으며 눌은밥이라고 대답하기도 했다. 눌은밥을 좋하했던 데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었다. 그땐 단순히 눌은밥이 좋아 그러는 줄 알았지만 지금 와 생각하니 눌은밥을 좋아했던 건, 또 다른 의도가 있었다. 어릴 적엔 분명 먹거리가 넉넉지 못했다. 한껏 배불리 먹는 것에 대한 미련이 늘 남.. 2021. 1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