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91 기쁜 소식 보지 않아도 안다. 이때쯤 도시의 모습이 어떠할지를. 어느 때보다 더욱 눈부시게 번쩍일 것이고, 신나는 캐럴은 인파만큼이나 거리마다 가득할 것이다. 예쁜 포장의 선물들이 사람들 손에 들려 있을 것이다. 빈들, 환영(幻影)처럼 서 있는 짚가리들. 무심한 참새 떼가 무심히 날고, 번번이 아니면서도 번번이 울어 혹시나 기대를 갖게 하는 뒷동산 까치들. 일 년 농사 마치고 모처럼 쉬는 소들. 일 때문에 모른 척, 아닌 척했던 병약함을 소일거리 삼아 맞는 사람들. 그렇게 겨울잠에 든 듯 조용한 마을. 2.000년 전 예루살렘과 베들레헴도 그러했던 거라면 이 계절, 오늘 이 땅에 전해질 기쁜 소식은 무엇인지. 그런 게 있기나 한 것인지. - 1989년 2021. 11.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