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38)

 

동네서점

 

처음으로 참석한 정릉2동 복지혐의체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 다들 저녁을 먹으러 간다고 가는 걸 나는 마주보이는 책방을 찾아갔다. 동네 한 구석, 서점이 있는 것이 반가웠다. 몇 번 차를 타고 오가며 보아둔 서점이었다. 동네 끝자락에 자리 잡은 서점,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보고 싶었다.


 

어둠 속에서도 불이 켜져 있는 서점 안에는 여주인 밖에는 없었다. 인사를 나누고 책 구경을 했다. 마침 낮에 종로서적을 들러 봐둔 책이 있었다. <나는 그냥 버스 기사입니다>라는 책이 있는지를 물었더니 컴퓨터로 검색을 한다.


“여기 와서 찾아볼래요?”


책이 있다고는 뜨는데, 어디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책을 찾다가 <한 글자 사전>이라는 책을 보았다. 우리말 중 한 글자로 된 낱말만을 골라 풀이한 책이다.


“오늘은 이 책을 사고, 아까 그 책은 찾아두면 다음에 와서 사지요.”

 

 


 

책을 찾는 시간이 길어져 그렇게 말했을 때, 주인이 씩 웃으며 책을 골라 뺀다. 때마침 책을 찾은 것이다. 책 두 권을 정가대로 산다. 카드 대신 오만 원 권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는다. 그게 별 일일까만, 내 깐에는 작은 위로와 응원이다.


봉투를 사양한 채 책을 들고 밖으로 나오는데 서점 입구에 세워둔 문구가 눈에 띈다.


‘Reading 정릉 Leading 정릉’


서점 주인은 누구도 모를 안간힘을 쓰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간판, 삼미여관 후문이었다.
정릉 내부순환도로 아래 삼미여관 후문 께엔 대원서점이 있다.

정릉을 읽고 싶고, 정릉을 이끌고 싶은.    

-한희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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