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지사지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84)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한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를 영어로 옮기면 ’understand’가 적합할지도 모르겠다. ‘이해’를 뜻하는 ‘understand’가 ‘under’라는 말과 ‘stand’라는 말이 합해진 것이라 하니 말이다.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기 전까지는 그를 판단하지 말라.”는 북미원주민들의 속담도 마찬가지다. 남을 함부로 판단하는 것을 경계한다.

 

 

 

어떤 사람이 말을 타고 지나가던 중 한 마을에서 묵게 되었는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가죽신발 한 짝이 없더란다. 할 수 없이 낡은 고무신 한 짝을 얻어 신고 길을 나서게 되었는데, 그가 말을 타고 지나가자 동네에는 말다툼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시작은 아무래도 고무신을 본 사람이었을 것이다. 낡은 고무신을 신고 말을 탄 사람을 보았으니 얼마나 낯설고 우스꽝스러웠을까. 하지만 반대편에서 본 사람은 그 말을 인정하지 못한다. 분명히 가죽신을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내가 본 것이 확실하면 확실할수록 다툼은 줄어들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라도 한쪽 면만을 본다. 그것이 우리 인간이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다. 내가 본 것이 아무리 확실하다 하여도 내가 본 것이 한쪽 면뿐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역지사지의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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