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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

일요일에만 살아계신 하나님

by 한종호 2019. 10. 9.

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283)

 

일요일에만 살아계신 하나님

 

예수님께 나아와 가장 중요한 계명이 무엇인지를 물은 한 율법교사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마음을 다하고 지혜를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 전체로 드리는 모든 번제물과 기타 제물보다 낫습니다.”(마가복음 12:33)라고 새긴다. 이야기를 들은 예수님은 “너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멀지 않다.”(34절)고 하며 그의 대답을 인정하신다.

 

 

 

 

 

새벽기도회 시간, 그 말씀을 나누다가 하일의 시 한 구절을 소개했다. 우리의 신앙이 말씀의 실천 없이 번제물과 기타 제물을 드리는 종교적 행위에 머물러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오래 전에 읽었지만 낫지 않는 상처처럼 마음에 남아 있는 구절이었다.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일요일에만 살아계신 하나님’

 

어찌 하나님이 일요일이라는 빨간 글씨 안에 갇혀 계실까, 시인이 말하고 있는 것은 필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삶일 것이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마치 하나님이 일요일에만 살아계신 것처럼, 평일에는 잠을 자거나 부재하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었다.

 

예수님 말씀이 절묘하다. ‘멀지 않다’는 것은 ‘가깝다’는 뜻, 하지만 아무리 가까워도 가깝다는 것은 아직 ‘이르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율법교사의 생각과 대답이 매우 훌륭하다고 해도 그 역시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 주변을 서성이는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새벽기도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을 때 문득 아침 공기가 서늘하게 느껴졌던 것은 단지 날씨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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