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희철의 하루 한 생각(466)
별 하나
인우재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오랜만의 일이다. 아궁이에 불을 때고, 곳곳에 풀을 베고, 베어놓은 나무를 정리하다 보니 금방 하루해가 기울었다.
대강 때우려던 저녁이었는데, 병철 씨가 저녁 먹으러 오라고 전화를 했다. 마침 내리는 비, 우산을 쓰고 아랫작실로 내려갔다. 마을길을 걷는 것도 오랜만이다. 산에서 따온 두릅과 취나물, 상은 이미 그것만으로도 성찬이었다.
비오는 마루에 걸터앉아 그 불빛 바라보고 있자니, 우주 속 지구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었다. 우주에서 보자면 지구는 사방 어둠속 붉게 빛나는 저 작은 점 하나와 다를 것이 없을 것이었다.
크게 아웅다웅할 일도, 크게 두려워하거나 염려할 일도 없는 것이었다. 굴뚝에서 내려와 낮게 퍼지는 연기처럼, 나직한 목소리 잠잠한 걸음으로 살아갈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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