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185)
비가 먼저 운다
아프면 아프다고 말을 하오
슬프면 슬프다고 말을 하오
아픈데도 말 못하는 사람
슬픈데도 말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은 불쌍한 사람
그 중에 가장 불쌍한 사람은
아픔 속에 있으면서
아픔인 줄 모르는 사람
슬픔 속에 있으면서
슬픔인 줄 모르는 사람
모르고 살아가는 사람
모르지만 살아가야 하는 사람
그래서 비가 내리는지도 모른다
비가 먼저 운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나는 울고 싶어진다
이유 없이
말 없이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속에서 울음이 차오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