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290)
첫 눈으로 하얗게 지우신다
첫 눈으로
세상을 하얗게 지우신다
집을 지우고
자동차를 지우고
길을 지우고
나무를 지우고
먼 산을 지우고
사람을 지우신다
첫 눈 속에서
두 눈을 감으며
하얀빛으로
욕망의 집을 지우고
떠돌던 길을 지우고
한 점 나를 지운다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보이는 건 하얀빛
오늘 내린 첫 눈으로
세상을 하얗게 지우시고
아침햇살로 다시 쓰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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