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숙의 글밭(282)
충만한 하늘
빈 하늘은 무엇으로 채워져 있기에
아침마다 이렇게 환하게 밝아오는지
태양이 비추는 우주 공간은
언제나 어둠인 채로 아침이 오지 않습니다.
들숨으로 들으킨 하늘이
뼈와 피와 살이 되는 신비로움
몸이 하늘에 공명하여
울리면 노래가 되고
가슴을 두드리는 소리를 따라서
몸짓은 춤이 되기도 합니다.
비로소 잎들을 다 털어낸 빈 가지를
하늘이 고이 품에 안고서 이 겨울을 지나며
겨울 바람이 웅웅 자장가를 불러주는 겨울밤은
촛불 하나만 켜도 가슴이 따뜻해지는 긴긴밤
황금빛 햇살을 걸쳐 입은 빈 가지마다
새 움을 틔우는 이 충만한 하늘의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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