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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철의 '두런두런'/한희철의 얘기마을

성탄인사

by 한종호 2020. 12. 25.

한희철의 얘기마을(183)


성탄인사




성탄절 새벽, 겨울비를 맞아 몸이 젖은 채로 새벽송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서재에 불이 켜져 있었습니다. 나갈 때 끄고 나간 것 같은데 웬일일까 문을 여니 그냥 빈 방에 스탠드가 켜져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스탠드엔 웬 풍선 하나가 매달려 있었습니다. 노란색의 둥그런 풍선이었습니다. 풍선에는 다음과 같은 짧은 글이 적혀 있었습니다.


축 성탄

성탄을 축하합니다.

늘 사랑합니다. 

-산타


익숙한 글씨.

작은 산골마을에서 맞는, 눈보다 비가 내린 성탄절. 풍선 하나에 적힌 한없이 가난한, 한 없이 넉넉한 성탄 인사.

그리고 사랑법.


 -<얘기마을> (199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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