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젖을 꺼내
젖을 준다.
두 손 벌겋도록 얼어온 자식
얼른 가슴 열어
젖가슴으로 녹이 듯
경운기 지나가는 거친 산비탈
겨우내
언살 녹여
어쩜 저리 고운 흙을 내는 걸까
못자리 할 때 되지 않았느냐고
못자리 하려면
고운 흙 필요하지 않냐며
젖을 꺼내
뽀얀 젖을 내는
봄이다.
-<얘기마을> (199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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